법원 ‘당혹’ 검찰 ‘난감’/판사 돈거래 조사 안팎
기자
수정 1998-02-18 00:00
입력 1998-02-18 00:00
○…법관 비리 의혹사건에 휘말린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관계자들은 17일 법원행정처 진상조사위원회가 비리 혐의 판사들을 재조사할 것이라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상호 지원장은 출근 직후 부장판사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대법원의 조치에 따른다는 기본방침만 확인. 법원의 일부 관계자들은 “파문이 커진 것은 검찰이 기소한 이순호 변호사의 사무장들에 대해 법원이 지난 해 12월 무죄를 선고한데서 비롯됐을 수도있다”면서 검찰의 의도적인 언론플레이로 의심.
그러나 의정부지원 주변에서는 이날 ‘판사 3∼4명과 K변호사가 지난 해부터 모임을 만들어 함께 놀러다녔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
○…검찰은 수사 불가 방침을 천명한 뒤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판사와 변호사의 ‘돈 거래’사건을 고발할 움직임을 보이자 난감해하는 분위기.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고발이 들어와수사하더라도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사건의 파장이 길어지면 법조계 모두에게 손해”라고 걱정했다.
○…이번 사건을 처음 수사했던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노관규 검사 방에는 ‘법조비리를 캐내느라 수고했다.속이 후련하게 계속 수사해달라’는 시민들의 격려 전화가 쇄도.
한 직원은 “전국 각지에서 하룻동안 30여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면서 “강릉에서 횟집을 하는 한 아주머니는 ‘그냥 줄테니 직원들과 함께 와서 회를 실컷 먹고 가라’고 하기도 했다”고 전언.
○…검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팀이 법관들에 대한 본격 수사 여부를 놓고 심각한 견해 차이로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작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이를 부인. 노검사는 “일부 언론이 내가 사표를 던질 각오로 이번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무근”이라면서 “검찰조직의 일원으로서 조직의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들은 이날 언론의 보도내용에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사건이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
대법원은 그러나 지난 11일 금품수수 의혹을 받은 의정부 지원 형사단독 3명의 판사들을 불러 조사한 뒤 “별다른 비리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법원장에게 올렸던 것으로 밝혀져 비리 사실을 확인하고도 “쉬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박성수·박현갑·박은호 기자>
1998-02-18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