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높을 현해탄(사설)
수정 1998-01-23 00:00
입력 1998-01-23 00:00
지금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뿐만 아니라 정권교체까지 겹쳐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이런 미묘한 시기에 일본정부가 어업협정 파기·어선나포 강행 등 강공책을 쓴다는 것은 현명치 못한 선택이다.그것이 일본측에 얼마나 실익이 있는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대일관계를 냉각시킬 것이 뻔하다.
일본의 일방적 협정폐기는 한국의 강경대응을 불러 사태를 의외로 악화시킬지 모른다.일본은 그 점 유의할 필요가 있다.국제사회에서 역할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이 인접국과 관계악화를 불사하는 해법을 구사한다는 것도 일본 자신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현행 한일어업협정에 따르면 일본이 협정을 폐기하더라도 그 효력은 1년후에 발생하도록 돼있다.그렇다면 지난 32년간 유지해온 협정의 일방적 파기로 이웃나라와 불편한 관계를 조성하기 보다는 앞으로 1년간 양국이 진지한 협상을 계속해 해결점을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지난해 일본의 한 지방재판소는 “직선기선에 의해 확장된 신영해를침범했다는 이유로 한국어선을 나포한 것은 한일어업협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그럼에도 일본은 또 우리 어선 ‘3만구호’를 나포했다.양국간 협정은 물론 자국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한 도발적 처사가 아닐 수 없다.일본은 즉각 3만구호의 선원과 선체를 석방·송환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는 건국후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곧 새 정부가 들어선다.일본은 그 새 정부와 협상도 하지않고 어업협정의 폐기를 강행하는 조급성을 보이기 보다는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면서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려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1998-0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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