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도덕불감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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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21 00:00
입력 1998-01-21 00:00
은행원들에게 과도한 특별명예퇴금을 지급하거나 사실상 무이자나 다름없는 특혜대출을 하고 있는 은행의 관행은 도덕불감증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문제와 관련,감사원이 특별명퇴금을 줄이도록 요청하고 은행감독원은 은행원에 대한 저리특혜대출을 축소토록 지시하긴 했지만 사회통념의 도를 넘어서는 이같은 관행은 즉각 시정돼야 마땅하다.

지금의 위기가 금융기관의 분별없는 외화차입과 방만한 대출운용에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은 금융기관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는 바다.더군다나 부실경영으로 자본금이 잠식되고 국민세금으로 출자를 해주고 있는 판국이다.은행이 경영을 잘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해도 이두 가지의 사례는 사회통념상 납득키 어려운 처사일 뿐아니라 금융기관의 주주나 고객에 대한 배신행위와 다름없는 비도덕적인 문제라고 본다.



금융기관들이 주택자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단 1%의 금리로 임직원에 대출한 돈이 2조원이 넘는다고 은감원은 밝히고 있다.가계대출 평균금리로 따지더라도 금리차액만 2천억원을 넘는다.매년 은행원들에 이 금액만큼의 부당이익을 주고 있는 반면 주주에게는 그만큼의 배당을 축소한 셈이다.또 기업대출이나 일반 서민의 가계대출여력을 잠식,자금난을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저리대출을 직원에 대한 복지차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주주나 고객에 대한 손실과 차별을 통해 특혜를 주는 것이 어찌 직원복지란 말인가.또 금융기관들은 이 문제가 노조와의 단체교섭사항인만큼 시정이 어렵다고 한다.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특별명퇴금도 그렇다.부실경영으로 당장 은행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한 판국에,잘 나가는 일반기업에서도 엄두를 못낼 과도한 명퇴금의 지급을 정당한 것으로 보아줄 수는 없다.금융기관의 부실을 관치탓으로만 돌리려 하나 금융기관 스스로가 관치에 기대어 부도덕한 관행을 일삼아 온 것이 부실을 증폭시킨 원인이라고 본다.금융개혁은 이러한 관행의 퇴치가 선행돼야할 것이다.
1998-01-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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