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새 정부 사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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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12 00:00
입력 1998-01-12 00:00
◎개인 단죄 배제… 제도·정책개선에 무게/정권 차원 사정 없애 정치 보복 사라질듯/정책은 감사원·개인비리 척결은 검찰서/민관의 경제 구조조정 뒷받침에 최우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새정부의 사정정책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김당선자측 사정정책의 기본방향은 개인에 대한 단죄를 통한 인위적 청산을 배제하고 제도적,정책적 개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그것이 지난 93년 출범한 문민정부가 시도했던 ‘인적 청산을 통한 개혁’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제도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인적 청산은 공무원사회의 복지부동과 기득권층의 반발을 초래,개혁의 성과를 잠식한다는 경험을 김당선자측은 깊이 체득하고 있는 것 같다.

김당선자측은 이와함께 경제난을 수습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민관의 경제구조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정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어찌보면 사정의 기본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이같은 원칙과 개념의 변화에 따라 청와대,총리실과 감사원,검찰,경찰,국세청 등 사정관련기관의 기능과역할에 대한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청와대의 사정기능이 폐지될 전망이어서 정권차원의 기획 사정이나 사정기관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은 없어지게 된다.정치인이 검찰에 불려가며 ‘정치보복’ 운운하는 양태는 없을 것 같다.또 검찰간부가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불려가는 일도 사라지게 된다.

청와대가 사정의 사령탑 역할을 자진반납하게 되면 나머지 사정기관은 저절로 제 역할을 찾게 된다.인수위 고위관계자는 “감사원과 검찰이 사정의 양 바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기능은 이회창·이시윤 전 감사원장이 시도했던 ‘정책감사’ 혹은 ‘성과감사’의 개념을 살려나간다는 방침이다.정부기관과 공무원의 잘못을 찾아내 문책하는 것 보다 잘못이 일어난 원인을 연구해 해당기관에 개선을 촉구한다는 것이 그 개념이다.감사원 관계자는 “재경원의 외환위기 대처과정의 문제점 정도는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감사원은 외화를 도입해 이뤄지는 각 부처와 기관,지방자치단체의 사업에 대해 면밀한 내부점검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당선자측과 악연이 많았지만 대선전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김대중 비자금 의혹’ 수사촉구에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인수위 관계자들은 평가한다.이에따라 법무부도 고등검찰청에 현장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을 포함한 의욕적인 조직개편안을 인수위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제·첨단범죄에 대한 수사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방안도 건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기관의 역할조정으로 새 정부 초반에 피부로 느끼는 사정의 강도는 다소 약화될 수 도 있다.그러나 인수위 관계자는 “드러내지만 않을 뿐이지 범죄행위에 대한 감시는 강도를 더할 것”이라면서 “실정법의 엄중한 집행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이도운 기자>
1998-01-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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