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수출 대행’ 고려무역 존폐 기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8-01-10 00:00
입력 1998-01-10 00:00
◎무협의 출자사 정리 방침따라 애물단지로/영세기업 보증으로 부실채권·빚 ‘눈덩이’

70년대 중소기업체의 수출대행사로 ‘메이드 인 코리아’ 수출의 첨병역할을 하던 고려무역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인 고려무역은 적자누적에 허덕이다 무협이 자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출자사 정리 방침을 굳힘에 따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69년 청와대 수출진흥확대회의에서 설립이 결정돼 무협이 1억원의 자본금을 출자,설립한 고려무역은 중소기업의 수출대행업무와 원자재 수입 업무지원을 위주로 사업을 꾸려왔다.특히 자체 신용도가 약한 중소기업들에 대해 수출신용 지급보증을 서주고 민간상사들이 기피하는 1만달러 미만의 소액수출업무를 대행해주면서 중소기업의 대외창구역할을 해온 고려무역은 70년대만 해도 민간상사에 버금가는 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민간 상사의 몸집이 커지고 중소기업들도 자체 수출부서 신설,신용장개설 등을 스스로 해결함에 따라 고려무역의 입지는 계속 축소돼 왔다.80년대 후반에는 국가안보상 민간상사들을 따돌리고 동구교역 및 북한교역을 맡기조 했으나 이역시 이제는 민간상사들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는 신세가 됐다.

연간 매출실적 9백억원 규모의 고려무역은 그간 영세기업들의 수출대행과 지급보증으로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커져 현재 은행빚과 지급보증총액이 5백27억원에 달하고 있다.최근에는 환율급등과 은행권의 대출금회수로 자금난이 심화돼 외부지원없이는 이달중에 부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박희준 기자>
1998-01-10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