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미 이란 대통령 CNN 회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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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09 00:00
입력 1998-01-09 00:00
◎이란­미 적대관계 청산 신호탄/인적 교류 통해 국제사회 고립 탈피/미서도 “테러 지원 포기땐 수용” 시각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8일 미국의 CNN방송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제의하는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그의 연설은 20년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이란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나타나내는 의미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타미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과의 불신의 벽을 무너뜨릴 틈새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적대관계의 청산을 위한 첫 단계로 교수·작가·예술인·언론인·관광객의 교류를 제의, 관계개선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타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테헤란에서 열린 회교회의기구(OIC)회의에서도 “위대한 미국 국민들과의 대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매우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정부와의 공식적인 회담이 아니라 미국 국민들과의 비공식 접촉을 제의했다.그의 이러한 계산된 제의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보수파의 반발을 극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란의 보수파는 지난 79년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호메이니의 회교혁명’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단절된 이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반대하고 있다.종교지도자이며 국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서방이 줄 수 있는 것은 도덕의 문란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개선 여부에 관한 최후 결정권을 가진 하메네이도 이번 하타미 대통령의 CNN방송 녹화를 막지 않았다.보수파인 나테크­누리 국회의장도 하타미 대통령의 연설을 지지하고 나섰다.보수파의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온건파 지도자인 하타미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배경은 ▲미국의 경제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를 회복하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며 ▲테러지원 국가라는 나쁜 국가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도 세계전략차원에서 이란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미국은효율적인 중동정책과 국제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방지를 위해 이란의 도움이 필요하다.그러나 양국간의 관계개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이란은 미국의 이란 고립화정책의 철폐를 주장하고 미국은 중동평화와 국제테러방지 등을 위한 이란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미국의 제임스 루빈 국무부대변인도 “양국의 관계개선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이창순 기자>
1998-01-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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