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원자로 핵연료 수출전선 “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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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19 00:00
입력 1997-12-19 00:00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연구원자로용 핵연료기술이 우수성을 인정받아 선진 해외무대에 잇따라 진출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60년대 말부터 펴온 원전기술의 국산화 노력이 30년만에 결실을 본 것으로 한국이 바야흐로 세계 연구용원자로 분야를 선도할 수 있게 됐음을 함축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지난 10월 프랑스 핵연료연구 및 제조회사인 CERCA와 국산 핵연료 분말 20㎏(3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 2일미국 핵연료회사인 BWXT에 핵연료 분말 5㎏(7천5백달러 상당)을 공급키로 합의했다.
또 미국 알곤국립연구소(ANL)가 핵연료 생산장치인 ‘원심분무(원심분무)시스템’의 구매의사를 최근 밝혀옴에 따라 조만간 50만달러를 받고 수출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심분무법을 이용한 핵연료 제조기술은 우라늄과 실리콘을 녹인 합금용탕을 1분에 3만차례 정도회전하는 작은 원반에 떨어뜨려 원심력으로 둥근 모양의 미세분말을 만들어내는 기술.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여기의 연구용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연구용원자로에 사용되는 핵연료는 높은 중성자 밀도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90% 이상의 농축도를 지닌 우라늄을 원료로 썼다.그러나 70년대 후반이후 핵비확산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20%이하의 농축도를 지닌 우라늄을 원료로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은 우라늄과 실리콘의 합금을 기계적으로 분쇄하는 방식을 이용해 우라늄 농축도를 낮춰 왔으나 분말의 모양이 일정치 않은데다 공정상 비용이 많이 들고 불순물이 많이 섞이는 단점이 있다.
이와 달리 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한 원심분무법은 용탕에서 직접 분말을 만들기 때문에 불순물이 끼어 들지 않으며 열처리 기간도 기존의 72시간에서 6시간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어 경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핵연료 가공이 쉬워 핵연료에 우라늄함량을 높이는데 적당할 뿐 아니라 열전도율도 기존방식보다 15% 남짓우수하다.
원자력연구소는 현재 알곤연구소·CERCA·BWXT 등과 공동으로 국산 핵연료의 성능을 최종 시험중에 있다.
이 시험에서 국산 핵연료가 기존 연료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면 전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300여기의 연구용원자로에 국산 핵연료를 쓸 수 있어 연간 2천만달러의 수출효과를 얻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ERCA와 BWXT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연구용원자로에 핵연료를 생산해 보급하는 세계적인 핵연료제조회사.
원자력연구소 김창규 박사는 “이번에 미국과 프랑스에 보내는 초기 국산핵연료가 액수면에서는 미미하지만 잠재적인 부가가치는 엄청나게 크다”면서 “3년뒤인 2000년에는 전세계 연구원자로용 핵연료시장의 20%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건승 기자>
1997-12-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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