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싸고 이회창·김대중 격론/회동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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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14 00:00
입력 1997-12-14 00:00
◎“이 후보 경제파탄 책임전가” 이인제,DJ 엄호

13일 김영삼 대통령과 3당 대선후보의 청와대회동은 상오 9시부터 70분간 진행됐다.청와대측과 각 후보측이 전한 대화록은 80% 정도가 한나라당 이회창·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간 IMF합의 재협상을 둘러싼 논쟁으로 채워졌다.이인제 후보는 ‘상당한 격론’,‘밥상이 안차려진게 다행’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청와대◁

회동 앞머리에 김대통령은 “요즈음 TV에 많이들 나오시는데 이번 대선에는 대중집회 같은게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TV토론으로 화제를 돌렸으나,최근 외환위기 등 경제난국 때문인듯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특히 3당 후보들은 치열한 대선공방과 폭로전을 벌인 탓인지 서로간에 아무런 얘기도 건네지 않는 등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이날 이회창 후보는 작심한 듯 현 금융위기 악화의 책임을 국민회의 김후보의 ‘IMF 재협상’ 발언으로 돌리며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섰다.김대중 후보는 “이후보가 그 문제를 중대시 한다면 내일 TV토론에서 얘기해 보자”고 비껴나가려 했다.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별로 발언은 안했지만 “정부가 나빠진 외환사정의 원인이 정치권에 있는듯 말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김대중 후보를 간접 엄호하는듯 비쳤다.

▷3당반응◁

○…한나라당은 4자회동직후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물론 김영삼 대통령까지 겨냥한 ‘독한’ 성명을 잇따라 냈다.맹형규 선대위대변인은 “김후보의 IMF재협상 주장으로 이미 서명한 합의문 준수를 국내외에 다시 천명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을 대단히 불쾌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더욱이 김후보가 우리당이 자신의 주장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인데 대해 할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장광근 부대변인은 청와대 회동을 “김대통령과 김후보가 주연을 맡은 쓸데없는 정치코메디극” 이라고 몰아붙였다.

○…국민회의측은 이날 청와대회동의 중간과정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의 당초 IMF와의 재협상 주장을 강한 톤으로 비판한데 대해서다.박지원 총재특보는 “청와대와 이후보측의 경제파탄 책임을 모면하려는 공동작품”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김후보의 한 측근은 의표를 찔렸다는 반응이었다.“기왕의 협상결과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추가협상을 하자는 건데 한나라당측이 경제책임론의 초점을 흐리기 위해서 악용하고 있다”는 등 볼멘 표정이었다.

김후보는 회담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조각권 이양 문제도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논의는 없었으나 청와대 태도가 그렇다면(조각권을 이양한다면)적절하다”고 말했다.

○…국민신당은 IMF협정을 존중키로 한 회담결과에는 만족해 하면서도 “재협상론이 외환위기를 악화시켰다”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주장은 승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인제 후보는 회담직후 부산을 방문,피닉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대통령과 세 후보는 IMF협정을 존중,국제사회의 믿음을 분명히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회담결과를 전했다.이후보는 “현 경제파국의 책임은 김대통령과 정부,그리고 한나라당에 있는데도 이회창후보가 마치 재협상론이 난국의 큰 문제인 것처럼 소동을 피워아연실색했다”면서 “임창렬 경제부총리도 회담에서 ‘재협상론으로 특별히 불리해진 것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이회창 후보를 비난했다.<이목희·구본영·부산=진경호·박찬구 기자>
1997-1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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