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에 쏟아지는 비난(사설)
수정 1997-12-06 00:00
입력 1997-12-06 00:00
아니다.늦었지만 ‘국란’의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원인과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고는 이번 사태가 온전히 수습된다고 할 수없을 것이다.정책결정과정이란 것이 본시 단순치않고 정책판단에 대해 행정적으로나 법률적 책임을 묻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문제점 외에도 정책당국자들의 오만과 무책임,무사안일이 사태를 악화시켜 놓았다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정경제원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실을 은폐하려 들었고 정책당국주변의 경고까지 철저히 외면했다.보도대로라면 대통령마저 IMF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지난달 28일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돼있다.
대통령마저 사태를 파악치 못한데는 제도적 문제도 없지않다.재경원은재정,금융,세정의 세칭 경제3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하나의 ‘공룡’이다.재경원에서 사태를 잘못 판단하면 바로잡을 길이 없는 것이다.권력 독점의 폐해는 정치에만 있는게 아니다.
재경원의 경우 기획과 집행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병폐다.재경원 비대화의 문제점은 정부부처의 통폐합 당시에도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정책결정엔 언제나 견제와 균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새정부가 들어서면 재경원의 구조조정 문제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분명히 가려지지 않으면 국민적 저항을 받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재발방지의 교훈이 없는 고통분담 호소는 설득력이 없다.그리고 책임소재를 가리는 일은 정부 스스로 하는 것이 순리다.
1997-12-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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