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의 자화자찬/곽태헌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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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05 00:00
입력 1997-12-05 00:00
IMF와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끝나 협상이라고 할 수도 없는 협상을 마쳤지만 재경원 관료들은 아직도 이렇게 생색을 낸다.
임창렬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은 지난 3일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로서는 변신해야할 내용들에 대해 합의한 것이므로 IMF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까지 했다.온국민들은 IMF를 앞세운 미국과 일본에 말려들어 ‘항복문서’에 서명한 것을 분노하지만 부총리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있는 듯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협의단의 대변인인 김우석 국제금융심의관은 지난달 24일 “IMF와의 협상은 통상협상과도 다르다”면서 “IMF는 이익을 챙기려는 게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회원국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을 했지만 협의결과는 그의 말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한국은행은 한보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2월부터 청와대와 재경원에 “외환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계속 올렸지만 재경원의 면박만 받았다.재경원은 “경제가 좋고 잘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무시했다고 한다.재경원 출신들이 많은 청와대에서도 한은의 건의사항이 먹혀들리 없었다.
금융·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실제 위기가 와도위기인지도 모르고 대처하는데도 허겁지겁하면서 ‘있는 것 없는 것’할 것 없이 모두 내줬으면서도 그 책임을 국민들과 언론에 돌리는 재경원 관리들도 많다.
공무원 세계에서마저 “책임을 지는 공무원을 봤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고 있는 판이다.
1997-12-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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