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정상화 지연으로 자금난/한라그룹 좌초 위기 안팎
수정 1997-12-04 00:00
입력 1997-12-04 00:00
좌초위기에 빠졌던 한라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 등의 추가지원 약속으로 자구를 위한 기회를 다시 얻게됐다.
매출액 기준 국내 재벌순위 12위인 한라그룹이 최근 자금난에 몰린 것은 무엇보다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한라중공업의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는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중공업 왕국을 재건하기 위해 전남영암에 연 1백50만t의 건조능력을 지닌 조선소를 비롯한 산업기계공장,플랜트 설비 등을 건설하는데 1조원이 넘는자금을 투입했다.그러나 조선의 경우수주호조에도 불구,채산성 악화로 지난해만 4백78억원의 적자를 내는가 하면 중장비나 플랜트도 최근 동남아시아 경제침체로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는 등 전반적인 경영악화를 겪었다.
경영정상화가 늦어짐에 따라 한라중공업의 부채는 2조6천억원까지 늘어나 그룹의 지난해말 현재 부채가 6조3천2백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천65%까지 올라갔다.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제2금융권의 자금회수의 표적이 됐음에도 불구,한보사태나 기아사태때의 자금위기를 넘기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또다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한라그룹이 버틸수 있었던 것은 형제그룹인 현대그룹이 국민투자신탁이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어음 매입을 포함한 각종 방법으로 지원한데다 한라그룹이 연초 임원의 15%를 줄이고 임금의 10%를 강제 저축시키고 사업성이 낮은 부문을 축소하는 등 강도높은 자구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그룹 자금난의 원인이 됐던 한라중공업에 대해 인원 3천명 축소와 임금 30% 삭감이라는 비상처방까지 동원,금융권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한라는 3일 부도직전에서 탈출한 이후에도 98년말까지 부채비율을 5백%로 낮춘다는 목표아래 조직 슬림화,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더욱 강도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1997-12-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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