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사쿠데타 일어날 것”/황장엽씨 평통회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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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1-13 00:00
입력 1997-11-13 00:00
◎95년 군수공장 노동자 2천명 아사소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는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운영위원 합동회의에서 강연을 통해 김정일체제를 비판하고 북한의 경제위기와 식량난,전쟁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황씨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것’(반체제 봉기)은 실패할 경우 총살되기 때문에 쉽지 않으며 무장한 부대가 일어나지 않는 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군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범죄자들이 총살장으로 끌려가면서도 항복하지 않는 사례로 민심 이반실태를 소개한 뒤 “(지금은) 대중적으로 일어나지 못할 뿐이나 (앞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수공업 실태에 대해서는 “군수공장은 자강도에 많은데 해안가도 아니고 팔아먹을 것도 없어 절반 이상의 노동자가 누워있다”면서 “조금만 더 가면 군수공업도 마비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술급수가 높은 북한의 군수공장 노동자는 (당국이) 키워온 사람들인데도 지난 95년 무려 2천명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를 당비서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4분기에 군대식량이 모자라 농민식량 3개월분을 떼서 갔다줬고 당 비서들도 2백㎏씩 장마당에서 사서 (군에) 보내줬다”고도 설명했다.

황씨는 서관히 당 농업담당비서의 총살설과 관련,“서비서는 당에서 비판을 받은뒤 최고검찰소로 끌려가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얼마후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서관히가 죽었다’고들 했고 나도 망명할 때 그가 죽은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봉원의 총살설에 대해서는 “이는 정직한 사람인데도 새 지도부가 자꾸 (잘못을) 들춰냈다”면서 “공개총살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대열정리의 전초전으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군대의 기강해이에 대해서는 군대 관리자의 말을 인용,“제일 걱정은 군대가 도덕관념이 없어진 것”이라면서 “특별대우를 받는 호위국 군인도 도둑질을 하는데 다른 군인들은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의 가장 큰 이해가 걸린 나라는 일본이지 미국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일본으로부터는 1백억달러의 배상금을 받고 조총련 재산을 가지려 한다”고 설명했다.<김경홍 기자>
1997-11-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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