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박상륭 소설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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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1-06 00:00
입력 1997-11-06 00:00
◎초기작 ‘아겔다마’·70년대 ‘죽음의 한 연구’ 발간/생명사상 근간의 독특한 세계 구축

‘난해한 작가의 대명사’ 박상륭(57)의 소설이 최근 집중 조명되고 있다.그가 지난 75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뒤 내놓은 첫 작품 ‘죽음의 한 연구’가 새 판형으로 나온데 이어 초기 작품을 한데 묶은 소설집 ‘아겔다마’가 최근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 발간됐다.이에 앞서 ‘작가세계’ 가을호는 ‘박상륭 특집’을 마련,그동안 변변한 작가론이나 작품론이 없었던 이 작가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작업에 불을 댕겼다.



박상륭의 소설은 고통스런 책읽기를 강요하지만 일단 읽어내기만 하면 그에 값하는 문학적 감동을 준다는게 대체적인 평.63년 단편 ‘아겔다마’로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그는 ‘뙤약볕’‘남도’연작,중편 ‘유리장’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또 70,80년대에는 ‘열명길’과 ‘죽음의 한 연구’,90년대에는 장편연작 ‘칠조어론’ 등을 통해 독특한 소설세계를 구축해갔다.이번에 나온 소설집에는 ‘아겔다마’‘강남견문록’‘담쟁이네 집’‘쿠마장’‘경외전 세편’‘세 변조’‘최판관’ 등 14편의 작품이 실렸다.

‘아겔다마’을 비롯한 박상륭의 초기 작품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의 소설적 연장이라고 할만큼 기독교적 세계관 내지 기독교 신화의 메타구조를 차용하고 있다.‘아겔다마’에는 유다라는 기독경속의 인물이 직접 나오며 그밖의 소설에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세례자라고 부르는 인물들을 심심찮게 만날수 있다.이러한 그의 초기 소설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바로 ‘메시아 컴플렉스의 구현’이다.그안에는 대지적 생명력을 염원하는 생명사상이 흐른다.메시아 컴플렉스와 대지적 생명력이라는 조금은 이질적인 원리들이 연금술적인 세계관 안에서 융합·용해되면서 죽음과 재생의 주제를 변주해내고 있는 것이다.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박상륭의 작품세계와 관련,“그의 소설은 풍부한 종교적 인유와 상징,신화적 사유체계를 수용하고 있다.그런 만큼 불교나 기독교의 세계관은 물론 인류학과 비교종교학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성과들을 ‘무장된 시각’으로 접근했을때 그의 작품은 보다 풍부한 의미를 드러내게 된다”고 말한다.<김종면 기자>
1997-11-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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