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기탁금제 폐지이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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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0-25 00:00
입력 1997-10-25 00:00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협상타결에큰 걸림돌이 돼왔던 지정기탁금제 폐지에 합의했다고 한다.지난 8월 발족이래 시간만 끌며 지지부진했던 특위에 일대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지정기탁금제 폐지에 이른것은 물론 며칠전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가 여당의 기득권 포기와 지정기탁금제 폐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던 것이다.따라서 정치자금이 집권여당쪽에만 몰리는 불형평성의 소지 하나를 제거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형평성에서는 상당한 진전이라 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 정치자금의 투명성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정치자금의 출납이 누가 보아도 분명하게 되지않고는 정치자금의 어두운 얼굴은 그대로 남게되는 셈이다.

속칭 정치판의 ‘떡값’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논의조차 하지않고 있다.떡값처벌 규정을 슬그머니 빼버린 현행 정치자금법은 94년 만들어진 이래 줄곧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음에도 특위는 이번에도 구렁이 담넘듯 하려하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이 이 법에 의하지않고는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수 없다(제2조)고하면서도 정작 처벌조항은 두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이 법 11조(정치자금 기탁)에서도 정당 아닌 개인을 위한 정치자금 기부행위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의 떡값도 경우에 따라서는 뇌물죄나 그밖의 형법조항을 원용해 처벌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자금법으로 명시하지 않으면 규제가 사실상 어렵다.정치자금의 입출내역이 분명치 않고 정치판에 음성적으로 오가는 떡값에 대한 확실한 규제가 없고는 고비용정치와 정경유착 등의 적폐를 개혁하기 어렵다.

우리는 당초부터 떡값처벌조항의 신설여부가 이번 특위의 개혁의지 척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국회 특위는 이회창총재가 여당 프리미엄을 과감히 떨쳐 버렸듯이 자기 희생을 통한 개혁의지로 이 나라 정치발전에 하나의 획을 긋는 금자탑을 세워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1997-10-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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