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파문 처리 원칙대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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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0-08 00:00
입력 1997-10-08 00:00
특수목적고등학교의 내신파문이 최악의 사태에 이르렀다.고등학교(특목고) 학생들이 입시제도를 문제삼아 등교를 거부하고 집단적으로 자퇴서를 제출한 것만도 놀라운 일인데 다시 특목고와 일반고의 대결양상까지 초래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우리 교육의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이 초래된 것은 물론 대학입시라는 제로섬 게임때문이다.이익보는 사람이 있으면 손해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 우리 입시제도에서 특목고가 만족하면 일반고는 불만족일 수 밖에 없다.따라서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해결책을 찾아야겠지만 자녀의 대학입시가 걸린 문제에서 양보할 부모는 없다는 점에 이 사태 해결의 어려움이 있다.

결국 일단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것 이외의 다른 문제해결 방안을 찾을 수는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특목고의 비교내신제를 폐지하기로 했으면 그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원칙이 흔들리면 혼란이 커질수 밖에 없다.이번 사태가 바로 그 한 예다.특목고 학부모들의 집단 반발에 흔들린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서 ‘불필요한 발언’을 한 후 서울대가 특목고를 위한 이른바 입시개선안을 발표함으로써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꼬인 것이다.

비교내신제의 폐지로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그러나 특목고에 입학하기전 이미 예고됐던 정책을 이제와서 바꾸라는 요구는 사회적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다.또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수능시험에서는 교육여건이 나쁜 일반고에 비해서 이익을 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는 당국이 대학입시제도를 지나치게 자주 바꾼데서 비롯된 것인 만큼 교육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차제에 영재교육을 위한 진정한 특목고 육성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지금처럼 특목고가 ‘서울대 예비학교’와 같은 성격을 지닌 한 특목고 파문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1997-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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