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채권단 기아법정관리 움직임속 소각대상 주식 범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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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0-03 00:00
입력 1997-10-03 00:00
◎재경원,“김 회장관련 지분 모두 포함”/포드사선 소극적 주주 권익 고려 요청

기아가 법정관리를 받을 경우 누구 주식을 소각해야 할까.기아의 처리방향이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입장이 법정관리쪽에 가깝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 소각문제가 관심이 되고 있다.

대법원 송무 예규 487호는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대주주 주식을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기업이 법정관리를 부도의 도피처로 활용하려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개정됐다.그러나 기아의 경우 주식이 분산돼 있어 경영에 책임을 지고 소각할 대주주 지분이 명확하지 않다.

기아 최대주주인 미국의 포드사가 지난달 25일 재정경제원에 공문을 보내 ‘소극적 주주’로서의 권익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대주주로서 지분이 소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포드사는 기아에 기술지원과 부품을 공급했지만 경영에는 일체 간여하지 않아 경영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재경원은 기본적으로 김선홍 회장과 관련된 지분을 모두 소각대상으로 봐야한다는입장이다.부실경영의 총책임자가 김회장이기 때문에 주식이 분산된 기아의 경우 대주주 지분을 김회장 관련 주식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때문에 김회장 지분 0.05%를 비롯한 현 임원진 지분 0.8%와 전직 임원이 주축이 된 경영발전위원회 지분 6.33%,김회장을 신뢰한 포드사 지분 16.91%(마쓰다 지분 포함)는 일차적 소각대상이다.우리사주 7.06%와 협력회사 지분 8.68%도 광의의 소각대상으로 본다.

재경원 관계자는 “포드사가 기아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합작할 때 김회장에 경영의 전권을 위임했기에 포드사 지분은 마땅히 김회장 관련주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포드사가 기아에 기술지원을 하고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업체가 되도록 도와준 것은 간접적인 경영행위이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드사가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공문을 보내 ‘소극적 주주’로서의 권익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이 채권금융단에 의뢰해 소각대상 주식을 결정하겠지만 포드사가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김회장 관련 주식이 소각될 것이고 이 경우 제3자 인수는 주식이 잘 분산된 지금보다 훨씬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법원이 대법원 판례와 채권금융단 등의 의견 등을 참조해 소각지분을 결정하는데는 최소한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포드사 지분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백문일 기자>
1997-10-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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