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권 행사의 이중성/박현갑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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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9-26 00:00
입력 1997-09-26 00:00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관급공사 담합입찰 비리사건 수사를 지켜보면 이같은 명제가 아직 구두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수사의 대상은 크게 설계·감리업체들과 수뢰 공무원들이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담합입찰에 가담한 설계·감리업체 대표 5명을 구속하고 21명의 대표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면서도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엉터리 설계와 감리를 눈감아주면서 세금을 낭비한 고위직 공무원들은 구속자 없이 모두 불구속 처리했다.
검찰은 불구속 사유에 대해 돈을 여러 차례 나눠 받은데다 신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실의 대명사인 성수대교 복구공사 설계 용역과 당산철교의 재시공 설계 용역 과정에서 1천6백만원과 1천5백만원을 받아 챙긴 전·현직 서울시 기술직 고위간부들을 불구속 기소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2천만원을 받은 순천시장을 불구속하면서 2천만원 이하를 받은 공무원들을 구속하기가 어려웠다고 궁색하게 변명하고 있지만 검찰권이 법적 잣대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 따라 적용됐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처사다.
검찰은 이에 앞서 마산의 한 토목주사보가 8백만원을 받았다고 쇠고랑을 채웠다.시장을 보좌하는 나주시 건설국장과 천안시 도시과장은 각각 1천6백만원과 9백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같은 법 적용의 이중성에 대한 비난에 검찰은 “수사 의지는 알아달라”고 호소한다.또 ‘경제난’을 외면할 수 없는 속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한다.
그러나 구속된 하위직 공무원들과 일반 국민들이 그같은 검찰권 행사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검찰권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적용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1997-09-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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