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예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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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9-19 00:00
입력 1997-09-19 00:00
정부가 내년도예산규모를 올해보다 상당히 긴축 편성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예산당국은 98년 일반회계예산과 재정융자특별회계를 합친 재정규모를 올해보다 5.8% 증가한 75조5천억원으로 편성했다.이 증가율은 지난 84년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당초예산안보다도 무려 7.6%포인트가 준 것이다.한마디로 긴축의지가 담긴 예산이라 할 수 있다.

신한국당이 내년도 예산증가율을 올해보다 8∼9% 증가시키자고 주장해 왔는데도 정부가 5.9% 증가에 그치도록 편성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정부는 내년 예산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방위비 증가율을 올보다 6.7%포인트 낮춘 6%로 책정하고 정치권이 강력히 인상을 요구한 인건비(공무원 봉급)를 올보다 2.7%포인트 낮은 3%로 잡은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정리를 위해 부실채권정리기금(5천억원)을 지원하려던 것을 산업은행 출자로 전환하고 추곡수매는 농협수매량을 늘리고 대신 산지시가와 정부 수매가와의 차액만을 보전키로 한 것도 정부가 예산축소를 위해 얼마나 고심했나를 보여주는 사례다.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인 3·4분기에서 4·4분기로 지연되고 있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긴축의지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올 연말에 대통령선거가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가고 있는만큼 정치권도 무리하게 내년 예산을 늘리라고 주장해서는 안된다.정치권이 정부의 긴축의지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또 기업과 가계도 정부의 긴축의지를 본받아 근검·절약을 실천에 옮기기 바란다.기업은 낭비적 지출을 없애는 대신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등 생산적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가계가 저축을 늘린다면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각 주체가 긴축을 분담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1997-09-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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