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단합 도와달라” 몸낮춘 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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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9-06 00:00
입력 1997-09-06 00:00
◎위기국면 타개 겨냥 파격적 자기변신/“분파행동 불용” 청와대와 공감대 형성

오체투지­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무릎을 꿇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당내 단합을 호소하고 나섰다.

‘대쪽’으로서는 파격이다.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건의 파동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다.특히 이대표는 각종 공식석상의 인사말이나 격려사 등을 통해 전에 없이 몸을 낮추고 있다.이는 당내 단합을 호소하고 ‘이회창체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돌출행동에 대비한 ‘명분쌓기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대표는 4일 하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전체 임원 간담회에 참석,인사말을 통해 “온몸을 던져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면서 모든 당원들에게 힘을 합칠 것을 호소한다”면서 “마음을 활짝 열고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고 읍소했다.앞서 이대표는 지난 2일 대구·경북지역을 방문,당직자들에게 “땅바닥에 누워 누구에게든 머리를 숙일 때는 숙이고 간청하겠다”면서 “결코 말로만 포용하려는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론 행간에는 “당을 깨려는 행동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그러나 평소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에도 인색했던 이대표로서는 엄청난 변화다.

이대표의 ‘자기 변신’은 잇따른 악수끝에 자초한 위기국면을 헤쳐나가려는 궁여지책으로 여겨진다.두 아들 병역문제로 야기된 현 상황을 결자해지하려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과의 역할분담론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김대통령이 최근 이인제 경기지사와 서석재 서청원 김운환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과의 연쇄접촉에서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는 대신 이대표는 간곡한 화합메시지를 던짐으로써 화전양면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이 “현재 김대통령은 이지사의 독자출마를 부추기는 주변인사들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오는 8일 주요당직자와 당무위원 등의 청와대 만찬에서 김대통령은 당내 분파행위에 대해 분명하게 쐐기를 박을 것으로 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날 청와대 주례보고에서도 김대통령과 이대표는 거듭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박찬구 기자>
1997-09-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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