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시장 시의회서 봉변/국민회의 의원들 “대선출마는 배신”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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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27 00:00
입력 1997-08-27 00:00
◎민주의원들 호위속 몸싸움끝 한때 피신

조순 서울시장이 대선출마 선언후 처음 열린 제97회 서울시의회 본회의 1차회의에서 곤욕을 치렀다.

이날 하오 3시 30분쯤 국민회의 소속 의원 9명이 신청한 5분 자유발언이 시작됐다.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신경식 의원(국민회의)은 “1천1백만 시민과 여기에 모인 우리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의리와 도덕,윤리마저 팽개치는 배신과 배반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뗀 뒤 “시민이 뽑아준 시장직을 버리고 대선에 나서겠다는 것은 배신행위”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민회의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고함이 오가는 가운데 두번째 발언자로 나선 양경숙 의원(국민회의)은 “조시장은 대선 출마선언과 함께 더이상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면서 “즉각 시장직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 의석에서 “그만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조시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권유로 본회의장 퇴장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회의 의원들은 『시장직을 사퇴하고 나가라』며조시장 앞을 가로 막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곳이 국민회의 의원총회 자리인가』라고 응수하며 실랑이를 벌였다.일단 자리로 되돌아간 조시장은 3시57분쯤 민주당의원들의 호위속에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귀빈실로 향했다.15분쯤 뒤인 하오 4시10분쯤 회의장안으로 들어온 조시장은 국민회의 소속의원 7명의 질타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격려성 발언을 묵묵히 들었다.

조시장은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끝난뒤 계속된 본회의 인삿말에서 “여러분의 충고를 가슴깊게 새기겠다”면서 “나의 행동은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의원들은 조시장의 인삿말이 끝나자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설명 등 상정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1997-08-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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