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관리능력 대외 과시/러 화폐개혁 배경
기자
수정 1997-08-06 00:00
입력 1997-08-06 00:00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단행한 루블화 화폐개혁 조치는 루블화 안정을 강조하고 러시아경제가 국제경제로 순탄하게 편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정치·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을 바탕으로 취해진 것으로 향후 경제개혁에 상당한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8월달의 인플레이션이 1%에서 멈추고 지난 6개월동안 외환보유고가 계속 늘어 현재는 최고조인 2백3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보이고 있다.
트로이카 다이얼로그은행의 경제학자 파벨 테플루힌은 “안정된 루블화와 낮은 인플레에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번 조치를 평가했다.모스크바의 다른 경제학자들도 “거시경제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신호이며 정부가 루블화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화폐개혁 조치는 이전처럼 커다한 금융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신권과 구권의 융통에 대해 상당한 유예기간과 보완장치를 두루 갖추고 있다.옛 소련 시절까지포함해 공식적으로 지난 61년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이번 화폐개혁 조치의 내용은 기존의 루블화는 화폐개혁에 맞춰 발행될 신권 화폐와 1년 동안 병용할 수 있는 것과 2002년까지 4년동안 은행에서 교환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포함돼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0∼50%에 달하는 러시아의 지하경제를 국민경제로 전환시키는데도 커다란 작용을 할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달러 만큼 루블화도 안정이 되는 것이니 만큼 러시아인들이 매트리스에 깔아뒀던 상당액의 달러화를 루블구좌로 넣기 시작할 것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회의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이들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이번 화폐개혁 조치를 ‘단순한 숫자 놀음’으로 치부하고 있으며 실물경제의 뒷받침없이 화폐 가치만 높이는 조치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1997-08-06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