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구노력만으론 역부족/채권단 지원 끊기면 얼마나 견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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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05 00:00
입력 1997-08-05 00:00
◎그룹전체 8월중 자금수요 1조원규모/특판대금 등 다 모아도 1,000억 ‘펑크’

기아그룹이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면 얼마나 견딜까.채권단의 결정으로 기아는 앞으로 두달 동안 은행의 금융지원없이 그룹을 운영해야 한다.심각한 자금난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곳은 협력업체.협력업체에 물품대로 지급한 어음의 할인이 어려워지고 자체 발행 어음의 할인도 안되면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협력업체 도산은 생산라인의 스톱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최악의 경우 생산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처해 기아측은 자구노력을 한층 강화,긴급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자구노력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이미 1천5백여억원을 마련했다.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실시한 특별할인판매 대금 3천5백억원도 이달 중순까지 회수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달에 3천억원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물품대금 등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는 자구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기아는 따라서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 정부와 금융기관에 협조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채권단이 지원을 해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협의의 여지를 남겨 놓겠다는 뜻이다.상황이 악화되면 경영진 퇴진과 아시아자동차 매각 건 등에 대해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



기아그룹은 8∼9월 두달간 2천억원 가량의 자금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는 채권단의 지원금 1천8백50억원을 받으면 거의 해결될 부분이다.

기아그룹의 자금수요는 기아자동차 6천억∼7천억원 등 한달에 1조원 가량.이 가운데 8천억원 가량은 자동차 판매대금 등으로 충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기아자동차만 따지자면 인건비와 물품대로 한달에 최대 7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되지만 5백억∼6백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기아측은 보고 있다.기아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내수판매 대금으로 최고 4천억원 가량을,수출에서 2천억원을 충당하고 자구노력을 통해 1백억∼2백억원 등 최고 6천5백억원은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기아그룹 운명은 은행 지원금을 받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2천억원의 부족자금을 두달동안 어떻게 조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손성진 기자>
1997-08-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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