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공매 유찰 한보철강 매각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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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7-30 00:00
입력 1997-07-30 00:00
◎금융단 수의계약·3차입찰 저울질/자산인수땐 1조6,325억 손실 부담/금융조건 완화뒤 한번 더 기회볼듯

지난 8일의 1차 경쟁입찰에 이어 29일 실시된 한보철강에 대한 2차 경쟁입찰도 유찰됨에 따라 한보철강이 포항제철과 동국제강에 자산인수 방식으로 넘어갈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그러나 포철 등이 제시한 자산인수 방식은 제일은행을 비롯한 채권금융단이 지난 6월 27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주식인수 방식에 의한 제3자 인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한보철강의 ‘주인찾기’ 작업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금융단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보철강의 자산을 포철 등에 넘기는 방안과 한차례 더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방안 등 두가지 대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강낙원 이사는 “8월 1일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단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보철강의 처리 방식을 결정하게 되지만 이 회의에서 결론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입찰을 한번 더 실시하는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제일은행은 1,2차 경쟁입찰에서 자동 유찰됐는데 3차 경쟁입찰을 실시할 실익이 있느냐는 물음에 “선입관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따라서 8월 1일의 운영위원회에서는 3차 경쟁입찰을 실시한 뒤 또 다시 유찰되면 자산인수 방식에 의해 포철 등에 넘기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는 수순을 밝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융단은 자산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보철강을 포철과 동국제강에 넘기는 방안에는 두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한 임원은 “한보철강이라는 회사의 실체는 자산과 부채로 이뤄져 있는데 포철과 동국제강은 그중에서 공장 등의 유형자산만을 인수하려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채권금융단의 동의는 물론 법원이 파산 절차를 밟도록 허가해줘야 한다”고 밝혔다.설령 채권금융단이 동의한다고 해도 법원이 허가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자산만을 넘길 경우 안건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밝혀진 1조6천3백25억원에 이르는 실사손실액을 누가 떠안아야 되느냐는보다 본질적인 사안이 골칫덩이로 떠오른다.



제일은행 이근희 한보철강 인수기획단장은 “포철 등이 자산만을 사들이게 되면 자산보다 많은 1조6천3백25억원에 이르는 실사손실액을 제일은행을 비롯한 채권자들이 다 받아낼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이단장은 “특히 담보를 설정해 놓은 금융기관들도 담보설정 순서에 의해 채권을 확보하게 되면 부족분이 많이 생기지만 담보가 없는 일반인들은 채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해 다 떼이는 상황이 빚어지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볼 때 채권금융단은 포철 등에 자산인수 방식으로 한보철강을 넘기기에 앞서 1,2차 경쟁입찰에서 제시했던 금융조건을 완화해 3차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쪽에 주력할 것으로 여겨진다.제일은행의 한 임원은 “회사를 갱생시키기 위해 금융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노력을 했음에도 더 이상의 방법이 없을 경우 법원에서 한보철강에 대한 청산 허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오승호 기자>
1997-07-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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