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처럼 빠른 인터넷(서정현의 정보세상 얘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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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6-27 00:00
입력 1997-06-27 00:00
필자가 인터넷 분야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종종 주변 사람들로부터 과연 영화에서 보여 주는 것들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대개의 경우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터넷 관련 기술은 현재보다 훨씬 나아진 미래의 환경을 영화 특유의 과장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많은 부분 과장이 있지만 특히 심한 것은 영화에서 표현되는 인터넷 사용속도다.현재 모뎀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독자들은 영화에서 주인공이 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매끄러운 화면과 TV방송과 같은 속도로 태평양 건너에 있는 자신의 상관과노트북으로 화상회의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어이없어 하기도 하고 이들이 즐기는 초고속 통신을 부러워하기도 한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현재 고속통신을 위한 모뎀들이 나와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뎀은 14.4Kbps나 28.8Kbps의 속도를 내는 것들이다.14.4Kbps,28.8Kbps는 각각 초당 1만4천400비트,2만8천800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로 초당 최대 1천800바이트,3천600바이트의 정보를 보낼수 있다.이러한 속도는 400자 원고지의 한매당 정보량을 800바이트라고 본다면 대략 초당 400자원고지를 2장,혹은 4장 보낼수 있는 속도이다.따라서 이런 속도의 모뎀을 가지고 촌각을 다투는 정보를 영상으로 주고 받을 수는 없다.설혹 현재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64Kbps 속도의 협대역 ISDN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해도 2Kbyte의 정지화면을 초당 4프레임 정도밖에 보낼수 없어 영화에서 보여주는 성능의 화상회의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당장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처럼은 아니겠지만 인터넷의 전송 스피드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행해지고 있다.이러한 연구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행해지고 있는데 인공위성이나 공중파 방송 등과 같은 무선접속기술을 인터넷 접속서비스에 채용하고자 하는 시도처럼 통신인프라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식과 IPng(Next Generation)나 HTTP1.1과 같은 인터넷의 기본 프로토콜을 개선하는 접근 방식이 있다.또 다른 하나는 현재 제품으로 실현되어 나오고 있는 기술로서 기존의 전화선에서 최선의 속도를 내고자 하는 고속 모뎀 기술이다.
고속 모뎀이란 현재 나와 있는 28.8Kbps나 33.4Kbps 모뎀보다 빠른 속도를 내는 모뎀을 말하는 것으로 56Kbps급 모뎀은 현재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전문가들은 고속모뎀을 필두로 한 다양한 기술들이 현재 인터넷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인 느린 인터넷 속도 문제를 빠른시일내에 상당부분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웹의 대중화에 가장 큰 장애로 여겨지고 있는 대역폭 병목(bandwidth bottleneck)문제를 해결하게 돼 더 많은 사용자들이 웹을 이용하게 될 것이고 웹 사용자 수가 늘면 더 많은 인터넷 기반 정보 서비스가 등장해 진정으로 인터넷이 새로운 대중매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아이소프트 기획개발부문이사·jhsuh@isoft.co.kr〉
1997-06-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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