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공약남발 감시해야/자체단체장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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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6-27 00:00
입력 1997-06-27 00:00
◎후보자 추진력 판단할 능력 긴요/일 집세합리화 등 「작은 정책」 눈길

공약은 선거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후보들은 실천 가능성 여부를 떠나 일단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는 장미빛 선심 공약을 남발하기 일쑤다.

분수에 맞지 않는 공약,실천이 불가능한 약속,경솔한 정책결정과 발표,말만 앞세우는 공약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신중한 정책결정과 발표한 시책은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관철한다는 후보자들의 의지와 이를 제대로 평가할 유권자들의 판단력이 필요한 때다.

지방자치제 운용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일본의 경우 도쿄도지사 선거때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집세의 합리화」「도행정의 움부즈만 도입」 등 극히 시민적이다.마치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선거공약 보다도 빈약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지난 6.27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내놓은 공약은 한사람당 평균 1백건이 넘었다.

광역 15·기초 230개를 감안하면 당선된 단체장들이 내건 공약수만 줄잡아 2만건을 웃돈다.

지방자치제 실시 2년째.임기를 1년 남짓 남겨 놓은 현재 공약들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우리들은 아마 지상천국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지난 6.27 지방선거에서 모 시장은 지방공단인 유성구 송강동 대전과학산업단지 1백29만여평을 국가공단으로 재지정 받아 98년까지 사업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다.이에 따라 이곳 주민들은 주택 증개축 불허 등 재산상의 불이익을 감수하며 기다렸지만 『임기내 보상과 이주를 끝내겠다』는 시장의 말을 믿는 주민은 지금 없다.

무리하게 공약을 추진하다 중앙이나 상급단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모 구청장은 공약사항인 초등학교 급식비 지원을 위해 예산을 편성했다가 「현행법과 내무부의 예산편성 지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해당 광역시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그 구청장은 법에 따라 집행을 거부하는 공무원을 징계까지 해 비난을 샀다.

공약 이행을 놓고 생색내기도 여전했고,아예 관리를 하지 않거나 스스로 뒤집는 일까지 벌어졌다.

모 지사가 완료된 공약으로 발표한 9건중 「농업전문가 도정참여 보장」「정책실명제 실시」 등 8건은 비예산 사업들이다.모 시장은 123건의 공약중 지난해 말까지 6건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전자시장실 개설」「공영주차장 야간 무료주차」등 5건은 전임 시장때부터 추진된 것들이다.<김명승 기자>
1997-06-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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