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민 대통령에 힘실어주기/나윤도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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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6-11 00:00
입력 1997-06-11 00:00
지난달 대법원의 일방적 면책특권 기각 판결로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중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최초의 미대통령이 됐다.물론 대통령측은 고소인측인 폴라 존스양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하고 있지만,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 72%가 두사람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60%는 화이트워터 금융스캔들에서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40%가 대통령이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무역정책을 팔아넘겼다고 생각하고 있다.이쯤 되면 클린턴 개인의 도덕성은 바닥까지 떨어졌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하게도 대통령으로서 클린턴의 인기는 좀처럼 떨어질줄 모른다.지난주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는 지난달보다 오히려 2% 포인트 높아진 57%의 지지도를 나타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미 언론인은 『미국민들은 대통령으로부터 완벽한 정직성과 신뢰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단지 대통령직에 필요한 정직성과 신뢰성 만을 요구할 뿐』이라며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을 증거로 들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들은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완벽성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대통령 개인과 대통령 직에 대한 구분도 하지 않는다.최근 국내정세를 보면 문민대통령이란 기대 때문에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8일 뉴욕타임스의 한 독자투고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이 투고는 『임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이 한국의 선거에서 고질적 병폐였던 선거자금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그 방안이 마련되면 우리(미국)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 모두 그를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미국도 찾지 못한 묘방을 한국의 처방에서 기대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를 뽑아준 국민임이 틀림없다.설사 대통령 개인의 잘못이 있더라도 대통령직에 대한 권위까지 상실시켜서는 안된다.오늘의 한국민과 한국이 살아나는 길은 대통령직에 힘을 북돋워주고 그 권위를 세워주워야 한다는 것을 미국에서 배울때다.
1997-06-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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