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중단」 주목한다(사설)
수정 1997-06-05 00:00
입력 1997-06-05 00:00
경제계는 금융비용 27조원,기타 간접비 40조원을 절감키 위해 불요불급한 부동산 처분과 증자를 통해 매년 10%이상 자기자본을 늘리는 한편 비자금을 조성,정치자금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을 쇄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경제계는 또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돈 안드는 선거풍토를 조성하고 정부는 규제개혁을 강도있게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보사건 이후 정치자금의 투명성제고와 돈 안드는 선거풍토 조성 등 정치제도 개혁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해 있는 시점에서 경제계가 국책사업 수주·공기업 민영화·금융특혜 등 각종 이권을 따내기 위해 써온 비자금을 앞으로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은 일대 자기성찰이자 혁신으로 여겨진다.이러한 불법적인 관행이 앞으로 시정된다면 그것은 우리 기업사에 새로운 장이 전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정치와 경제가 건전한 관계로 접어드는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다.정경유착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정·부패의 고리단절을 위해서는 기업의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이 없어져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능력을 다하여 청부를 창조하고 그 부를 정당하게 쓰는 윤리적 경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많은 기업이 시장경제와 윤리는 동떨어진 개념으로 여길지 모르나 그렇지가 않다.미국에서 최근 실시된 시장분석결과 윤리적 기준과 도덕적 책무가 기업전략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현재 미국 소비자의 40%이상이 가격과 품질이 동일하다면 윤리적 문제가 상품선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국제적으로 기업의 윤리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앞으로 국민들의 윤리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확대재생산을 통한 번영이 어려울 것이다.경제계는 선거때 정치자금 갹출 등 정치권에 의해 시달리는 것에서 해방되기 위해 비자금조성 근절을 내세워서는 안된다.경제계는 경제와 정치관계의 올바른 관계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기 바란다.
정치권이 경제계나 기업에 손을 내밀고 나면 어떤 형태로든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수 없다.그렇게되면 정치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무너지고 마침내 국민의 신뢰성까지 잃어버리게 된다.그러므로 정치권과 경제계는 윤리적 기준에 입각,건전한 협력관계 모색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단절없이 펴나가야 할 것이다.정치와 경제관계는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 전제가 돼야 한다.
1997-06-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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