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통로 차단… 비리척결 포석/자금세탁 방지법 제정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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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5-30 00:00
입력 1997-05-30 00:00
당정이 29일 금융실명제 대체입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을 제정키로 한 것은 금융실명제를 안착시키고 차명거래를 통한 불법자금을 차단시키려는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금융실명제는 실명전환시 국세청 등에 그 내용을 통보함으로써 경제활성화나 부정비리 척결 등 어느 한가지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따라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이라는 한가지 제도를 금융실명제 대체입법과 자금세탁방지법으로 쪼개기로 한 것이다.특히 자금세탁에 이용되는 차명거래를 처벌할 수 있게 한 점은 사정당국에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대법원이 차명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사정당국이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물론 이번 보완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자금세탁방지법의 위력이 고액 현금거래의 기준이 어느 수준에서 정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청와대 등 정부 쪽에서는 1천만원을 상정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이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그 금액을 법이 아닌 대통령령(시행령)에 정하기로 한 것도 필요에 따라 쉽게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당쪽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추진됐던 국세청 등에의 통보 의무화제도를 백지화함으로써 자금세탁방지법의 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검찰 등이 업무상 필요할 경우 영장없이도 고액 현금거래를 열람할 수 있게 한 것도 금융실명거래의 비밀보장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오승호 기자>
1997-05-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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