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 「금감위 총리산하 설치」 수용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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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5-20 00:00
입력 1997-05-20 00:00
금융 감독체계 개편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재정경제원이 19일 총리실 소속의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를 수용하는 대신 한국은행의 검사.감독기능 완전배제를 조건으로 내건데 대해 한은은 「일을 하지 말자는 저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재경원의 짐짓 진전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치국면이다.
재경원은 자신들의 입장 급선회에 대해 금융감독체계 개편작업의 본래 취지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강경식 부총리가 강조해온대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작업의 출발선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한보사태 등과 같은 대형 금융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금융감독위원회를 어디다 둘 것인지 여부는 금융감독의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과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합리화하고 있다.
재경원은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금개위)의 총리 소속 신설을 수용하는 대신 금개위 건의안 및 한은의 「다른생각」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은행감독원의 일부 검사·감독업무를 한은에 떼어주고,금융통화운영위원회(금통위)를 한은 내부기구로 두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재경원은 한은이 검사·감독기능을 일부 보유할 경우 감독업무가 중복돼 효율이 떨어진다고 우려한다.아울러 검사·감독업무는 정부의 공권력에 해당된다점을 재경원은 강조하고 있다.
금통위를 한은 내부기구로 둬야 한다는 금개위 건의안에 대해서도 재경원은 그럴 경우 헌법(제66조)에 위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재경원 정의동 공보관은 브리핑을 통해 『통화신용정책은 헌법이 정부조직법에 위임한 금통위에서 최종 결정하게 돼 있다』며 『금통위를 한은 내부기구로 두는 것은 공적법인인 한은에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은은 위헌시비까지 들고 나오고 감독·검사기능을 한은에서 완전히 떼어내겠다는 재경원 입장에 『판을 깨기 위한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한은 김영대 이사는 『위헌론을 제기하는 것은 중앙은행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유지하려면 한은이 은행을 검사하고 감독하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승일 비서실장도 『한은법 개정작업이 쟁점이 됐던 95년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위헌이 아니라는 해석이 내려졌었다』며 재경원에 불쾌한 심기를 표출했다.
한은은 금융감독원이 총리 소속으로 신설되는 것을 재경원이 계속 반대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것을 의식,재경원이 금통위문제 등 위헌시비를 들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오승호·곽태헌 기자>
1997-05-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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