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이용한 이권개입 추궁/김기섭씨 조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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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5-17 00:00
입력 1997-05-17 00:00
16일 검찰에 소환된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사법처리를 면할수 있을까.
그는 안기부 정보를 현철씨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2월28일 자리에서 물러났다.더욱이 현철씨 비자금 70억원까지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현철씨 보다 먼저 소환돼 사법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씨는 현철씨보다 뒤에 소환됨으로써 『검찰이 김씨 수사에 미온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대해 수사 기법 상의 문제라고 설명한다.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이 김씨를 늦게 소환한 이유는 김씨가 관리한 70억원 대부분이 대선자금 잔액으로 파악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70억원이 대선자금 잔액인 마당에 현철씨 보다 먼저 소환해 껄끄러운 대선 자금 문제를 더 불거지게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검찰은 그동안 대선자금은 수사의 본류가 아님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심재윤중수부장은 이날 『현철씨가 대선자금을 위탁해 관리해왔는 지를 규명하기 위해 김씨를 소환하지 않았느냐』고 말해 김씨가 관리한 비자금이 대부분 대선자금 잔액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와 함께 김씨가 박태중·이성호씨와는 달리 현철씨의 개인 비리를 밝히는데 중요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늦게 소환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김씨는 현철씨의 비자금 70억원을 단순히 관리만 해주었을 뿐 현철씨 개인 비리와는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 개인의 범죄 사실은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16일 하오까지 『개인 비리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사법처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를 공개 소환한 것은 개인 비리를 포착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그리고 수사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 강도높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심 중수부장이 이와 관련,『조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적용될 주요 죄목은 형법상 공무상 비밀 누설죄나 안기부 직원법 위반(비밀의 누설)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검찰은 김씨가 안기부 운영 차장으로 있으면서 이권에 개입해 돈을 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사법처리 여부도 17일 새벽쯤 결정될 전망이다.<박현갑 기자>
1997-05-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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