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절약해야(사설)
수정 1997-05-12 00:00
입력 1997-05-12 00:00
우리는 본디 절약을 사람된 도리와 덕목으로 삼아온 민족이다.묵은쌀이 남아있으면 햅쌀을 선뜻 먹지않고,버선도 진솔로 신기 전에 볼을 받아신는 미덕을 가르치고 배워온 민족이다.허연 낟알이 수채구멍에 버려지는 일을 하늘 무서워하고 굶는 이웃을 두고 기름진 냄새피우는 일을 외경하도록 훈육되어온 후손이다.그러면서도 헌옷을 남루가 아니라 아름다움이게 하는 지혜를 문화유산으로 이어왔다.
우리의 절약운동은 그러므로 도덕운동이다.각나라와 민족이 그나름의 철학과 사상을 지니는 것은 그들만의 생존관이고 사생관이다.이 슬기로운 생활철학을 계승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오늘의 우리에게는 있다.그러하므로 산업화과정에서 왜곡된 천민자본주의적 속성이 우리에게 생긴 것을 당연히 이제 거두어내야 할 시점에 우리는 이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절약운동은 도덕운동
또한 오늘을 사는 인류에게는 유한한 지구자원의 절약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환경오염에서 지키고 함께 살아남기 위한 인류의 절대적 명제를 어느나라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이 지구촌의 명제에 동참하는 일이 우리의 절약정신이고 절제운동이기도 하다.어느나라나 지구적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그 접근은 그 나름의 품성과 질서로 이행하게 마련이다.서구적 논리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는 동기를 문화의 특성에서 찾는 일이 불가피하다.우리의 검약사상이나 절제정신은 지구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정신운동의 바람직한 근거이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경제발전을 지속하여 살아남느냐 헤어날수 없는 나락으로 전락하느냐로 기로의 명운에 놓여있는 나라이고 국민이다.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전통의 유산이고 덕목인 절제와 검약정신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누구도 막을수 없을 것이다.
○지구촌 자원절약과 상통
우리는 실제로 그 지혜와 미덕으로 수많은 어려움의 역사를 견뎌왔고 앞으로도 견딜 것이다.그렇게 스스로 살아남음으로써 세계인으로서의 도리와 기여를 다할수 있을 것이다.우리의 자원절약운동의 선택은 이처럼 다원하고 다목적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세계의 이웃들도 알아야 한다.우리의 이같은 정신적 사명의 발현을 통상이라고 하는 협소한 논리에 묶으려하는 대외의 시각은 교정되어야 한다.그를 위해서는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민주국가에서는 민간이 벌이는 운동을 정부가 간여할 수 없다.한국은 민간운동이 관의 조종을 받는 나라가 아니다.시민운동의 기능이 성숙해가는 우리의 시민운동은 계속할 수밖에 없음을 거듭 천명해둔다.
1997-05-12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