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자 표기법 개정 오락가락/시안에 문제점…세부항목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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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5-11 00:00
입력 1997-05-11 00:00
◎r과 ℓ의 ㄹ표기 경계 모호… 단·중모음 혼동도/“외국어와 구별쉬운 새표기방식 채택 바람직”

문화체육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이 올 상반기중 확정,공표를 전제로 마련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안」이 세부 항목에 대한 반대여론에 부닥쳐 궤도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문화체육부가 이 개정시안을 공개한 직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 공청회」에서는 현행 표기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59년 제정된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 정신으로 회귀한 이번 개정안 또한 세부적인 글자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우세하게 나타났다.이에 따라 문체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은 이같은 여론을 수렴,앞으로 계속 전문가 토론과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적인 항목수정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발음위주의 전사법(Trnscription)을 탈피하고 한글 맞춤법에 따라 로마자로 표기하는 전자법(Transliteration)을 사용하면서 어깻점이나 반달표 등 복잡한 형태의 특수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지난 84년 공포,시행돼온 현행 로마자 표기법이 외국에서의 한국지명이나 인명표기와 다르고 로마자 표기에 대한 외국인의 발음이 국어발음과 거리가 멀어 로마자 표기를 다시 한글로 돌이키는 환원성을 강조해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이 개정안은 한글과 로마자 사이의 자동전환이 가능하고 우리 정서에 맞게 고쳐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질적으로 사용할 때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단모음이 로마자의 원음표기에서 멀뿐 아니라 중모음 표기도 일관성이 결여돼 혼동 가능성이 크고 r과 l로 구분해야하는 자음 ㄹ표기에 대한 경계의 모호함 등이 지적됐다.단모음 ㅓ의 표기를 e로 할 경우 어,에,여,예,워,웨 등이 포함된 글자들이 상식과 다르게 쓰여지고 읽혀지는 결과를 낳게되며 종전 eu로 표기하던 으를 u로 하고 우를 wu로 표기하게 한 것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원칙과 다르고 음절 위치에 따라 다르게 발음돼 일관성이 결여된다는 것.자음표기 중 ㄹ을 r과 l로 구분표기키로 한 것도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구분이 까다로워 혼동될 수 있고 특히 모음사이에 쓰일 경우 모두 r로 적기로 한 것은 예를들어 「발안」과 「바란」이 모두 「baran」으로 표기되는 등 우리말 훼손까지 염려된다는 것이다.이밖에 발음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분절의 필요가 있을때 허용키로 한 붙임표의 사용기준도 애매하다.붙임표가 ▲한글모음 다음에 ㅇ이 아닌 자음 초성이 올 경우 ▲ㅇ이 아닌 받침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 ▲종성 ㅇ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 혼동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실용적인 표기법을 위해선 우리말 고유명사 표기에 우선 집중하고 외국어와 혼동되지 않게 식별이 쉬운 표기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아울러 우리 자모에 각각 대응되는 로마자를 한가지씩으로 규정하면서 사무 효율화와 컴퓨터 사용을 위해 로마자외의 부호를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원칙이 정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김성호 기자>
1997-05-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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