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고교 서울대 입학 추천제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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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27 00:00
입력 1997-04-27 00:00
◎대도시 불공정시비 우려 제도활용 미온적/중·소도시 수능상위 3∼5% 없어 「그림의 떡」

서울대가 98학년도 입시부터 도입키로 한 고교장추천제가 시행도 되기 전에 빛을 잃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지역 고교는 자칫 불공정 시비를 일으킬 것을 걱정하며 달가와하지 않고 있다.부작용을 막으려면 전교 석차 1·2등 학생을 추천할 수 밖에 없지만 이들은 자기 실력만으로도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대도시 지역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력이 처지는 지방 중·소도시 고교는 서울대가 수학능력시험 성적 상위 10%선으로 검토했던 최저학력기준을 3∼5% 수준으로 강화키로 한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자연계의 경우 279∼292점을 받아야 입학자격이 주어진다.지방 중·소도시 고교에서는 이 정도의 성적을 받는 학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교장추천제는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도 내지 못한 전국 1천200여개 고교에게도 서울대 진학의 길을 터주기 위해 도입한 일종의 특별전형 제도이다.고교별로 2명 이내의 학생을 추천받아 논술 등의 지필고사로 선발한 뒤 수능성적 최저요구선을 넘은 학생에 한해 합격시킨다.

하지만 일선 고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 강남구의 S고는 학기초부터 고교장추천제에 대한 학부모의 문의가 쇄도하자 「치마바람」을 우려한 나머지 지난 3월 학부모총회를 열고 학생회장이나 1·2등을 추천키로 기준을 마련했다.말썽의 소지를 없애고 안전위주로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같은 지역의 H고도 마찬가지다.

자체 실력만으로 수십명이 서울대에 진학하는 마당에 이 제도 시행으로 입학 기회가 그만큼 줄게됐다고 투덜댔다.

전북 K고의 김모 교사(45·영어)는 최저학력기준이 3∼5% 수준으로 엄격해진 것과 관련,『10%선이라면 10여명 정도가 해당돼 추천에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3∼5%라면 한 명도 나오기 어려워 결국 시험성적 1등만 추천하라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경북 Y여고는 기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지난 3년동안 한 명도 없었고 올해도 나오기 어려운 형편이다.

서울 P고의 교감은 『대학측이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고교장추천제 역시 1등 학생에게만 합격을 보장하는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지운 기자>
1997-04-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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