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씨 신문 지상중계(한보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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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19 00:00
입력 1997-04-19 00:00
◎“92년 외화대출 국책 따른 결정”/당시 한보에 대출금 상환능력 있다고 믿어/사업타당성 평가전 대출이유 추궁엔 침묵

▷이형구 전 산업은행 총재◁

◇김문수 의원(신한국당)

­지난 92년 12월31일 한보철강에 1천9백만 달러의 외화대출 승인이 하루만에 이루어진 것은 정태수 총회장이 상당한 대선자금을 제공한 것에 대한 특혜가 아닌가.

▲92년 9월19일 상공부에서 산업은행에 당진제철소를 대출 적격업체로 추천했고 10월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자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허용했다.국가정책에 순응하는 것이 산업은행의 업무다.

­정총회장으로부터 대출과 관련한 뇌물을 받은 적이 있는가.

▲없다.

­사업타당성 평가 기준이 되는 한국기업평가주식회사의 보고서는 93년1월에 나왔다.그렇다면 타당성이 확인되기 전에 대출을 승인한 것이 특혜 아닌가.

▲…

­당진제철소의 1단계 사업 공장은 현재 어느 정도 가동되고 있지만 2단계 사업공장은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항만,부두 등 사회간접자본시설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8천억원이 추가대출됐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SOC 부문은 공장완공 기간동안 완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중은행은 산업은행의 대출지원에 이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 아닌가.

▲시중은행이 참고로 했을지는 모르지만 대출은 각 은행별로 자기책임하에 이루어진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산업은행은 운영자금보다는 시설자금을 주로 대출하는데 왜 92년 대선직전 약정기간 12월17일 까지로 해서 한보에 운영자금 1백50억원을 대출했는가.

▲연말에는 기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어 운영자금이 필요할 때였다.당좌대월로한 것이다.

­당시 요주의 여신 보유업체로 분류돼있던 한보철강에 운영자금을 대출한 것은 누군가 압력을 가했기 때문아닌가.김영삼 당시 대표가 전화를 했는가.

▲없었다.

­한보가 이 운영자금을 대선자금에 쓴 사실을 아는가.

▲…

­증인은 김영삼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1백50억원 대출약정기간을 선거일 하루 전인 12월17일로 했었다.김후보가 낙선하면 추가대출을 해주지 않으려 했던 것 아닌가.▲당좌대월 내용은 총재한테 올라오지도 않는다.

­김후보의 당선 확정 당일인 12월19일에 약정기한을 12월31일까지로 한 1백50억원 당좌대월을 또 승인했는데 이것이 한보 특혜대출의 물꼬였다고 생각하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당시 한보의 대출금 상환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나.

▲그렇다.

­12월31일의 외화대출이 한화로 꼭 1백50억원에 해당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침묵)

­12월31일 외화대출때는 금품수수가 없었나.

▲없었다.

­사례금을 못받은 것은 김영삼후보의 전화때문이 아니었나.

▲그렇지 않다.

­김영삼 후보가 당선뒤 대출압력을 가하지 않았나.

▲전혀 모른다.

­12월31일 대출시 각서만 받고 기술조사와 사업성 검토도 하지 않았는데.

▲기술조사와 사업성 검토를 병행했다.한국은행 외화 사용한도 기일이 31일까지였다.특혜대출이 아니었다.

­그러면 왜 서울은행은 해를 넘겨 외화대출을 했는가.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민간은행인 서울은행은 나중에 대출했기에 한국은행 자금이 아닌 자기 은행돈으로 대출을했다.

◇김학원 의원(신한국당)

­산업은행 대출 승인절차에는 여신신청시 필수사항인 사업성검토서와 기술심사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총재가 부득이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특례규정을 원용해 대출을 해주었다.부득이한 경우가 무엇인가.

▲92년 12월31일이 지나면 신용장(L/C) 유효기간이 지나고 한국은행 한도배정이 끝나 이 자금을 쓸수 없었고 서류미비를 제외한 다른 조건은 좋았다.그래서 각서를 받고 사후 사업성 검토시 부정적으로 나오면 대출을 취소하고 신용장 개설금을한보 자체자금으로 갚도록 했다.

­93년 1월 산업은행의 기술 및 사업성 검토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는데 왜 각서대로 대출과 신용장 개설을 취소하지 않았는가.

▲각서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1단계 공사는 어느 정도 잘 된 것으로 안다.

◇김원길 의원(국민회의)

­12월31일 대출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해를 넘긴뒤 추후 한국은행에 대출건을 재신청할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일단 승인해 주고 사업성 검토를 충분히 하려했던 것이다.그해를넘길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급하게 일을 하게 되고 사업성 검토도 제대로 못하게 될 것 아닌가.

◇김민석 의원(국민회의)

­당시 대출 심사 실무진 가운데 두사람이 직인을 찍지 않은 자료를 본 적이 있는가.

▲잘 모르겠다.

­두사람은 그 대출건 이후 대출업무에서 빠졌다.그들 중 한사람은 「양심 때문에 도저히 직인을 찍지 않았다」고 했고 한사람은 처음부터 업무에서 배제돼 있었다고 증언했다.당시 대출 심사를 책임진 이강성 부장은 지금 한국기업평가회사 사장으로 영전되지 않았나.증인이 실무자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 아니냐.

▲그런 자료는 이제와서 처음본다.총재가 결재했다고 해도 직원들이 도장 찍었는지 여부는 잘 모른다.

◇맹형규 의원(신한국당)

­한보에 요구한 각서내용에는 한보철강과 건설을 분리하라고 했으며 이는 95년 1월 시행됐는데 어떻게 94년 6월부터 10월 사이의 대출이 이루어졌나.

▲분리권유 이유는 수서사건으로 건설부문이 적자를 보고 있었으나 철강은 흑자여서 앞으로 적자부담이 있는 건설을 분리하라고 권유했다.

◇박헌기 의원(신한국당)

­노동부 장관 입각때 언제 누구로부터 통보받았나.

▲94년 12월초 대통령이 불러 말해줬다.

­김현철씨 영향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송구스러우나 6공이후 개각때마다 언론에서 나에 대한 하마평이 있었다.특별한 사람의 지원을 받아야 장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더구나 현철씨가 나를 도와줄 처지가 아니다.
1997-04-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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