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방사능 유출 은폐/강석진 도쿄 특파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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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18 00:00
입력 1997-04-18 00:00
「고개 숙인 남자」가 된 할아버지는 동력로·핵연료개발사업단(동연)의 곤도 이사장이고 화난 표정으로 나무라는 사람은 치카오카 과기청장관이다.곤도 이사장이 제출하는 관련 서류는 반성문처럼 보인다.
곤도 이사장이 감독관청과 국민을 향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게 된 것은 그가 이끄는 동연의 핵관련 시설에서 사고가 잇달아 터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고가 은폐돼고 허위보고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95년 12월 후쿠이현 고속증식로 몬쥬의 나트륨 누출 사고 당시의 정보 은폐사건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이바라기현 도카이무라의 재처리공장의 화재 폭발사건의 허위보고 사건이 터졌다.
지난 14일에는 고속증식로 몬쥬 부근의 신형전환원형로 후겐(출력 16만5천)에서 방사성물질인 3중수소가 대기중에 새 나갔지만 쉬쉬하다가 30시간이지나서야 발표했다.
이웃나라들이 핵폭탄 제조에 전용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이 집요하게 추진해 온 플루토늄 활용의 핵심시설인 몬쥬·도카이무라·후겐 3곳이 모두 엉망진창으로 운영돼 온 인상을 주고 있다.더 심각한 것은 일본의 플루토늄정책이 처음부터 정보폐쇄주의적으로 추진됐고 이번 사고들은 이러한 정보 폐쇄 체질을 확인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체질은 17일 지난 3년동안 후겐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11건이나 발생했었지만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또 다시 확인되고 있다.
동연은 핵연료정책의 생명이라 할수 있는 안전성과 정보공개에 의문을 받고 있다.원자력 발전은 사고가 날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때문에 안전성과 정보공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원자력의 폐쇄적 운영은 결과적적으로 무서운 재앙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동연의 사고와 은폐 위험성을 거울삼아 우리나라도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원자력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997-04-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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