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청문회­이용남·홍태선씨 신문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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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17 00:00
입력 1997-04-17 00:00
◎이용남 전 한보사장/“사주지시로 작년 2∼3차례 로비”/정세균 의원에게 「국감 부탁」 거절당해/4월회 회원들이 연락하면 후원금냈다

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16일 국회 본관 145호실에서 이용남 전 한보사장과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한보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계속했다.

▷이용남 전 한보사장 신문◁

◇조순형 의원(국민회의)

­한보에 언제 입사했나.주요 직책은.

▲84년 10월24일에 입사했다.90년초에 한보그룹 총회장 관할인 아산만사업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이후 한보사장을 지내다 지난 1월20일쯤 한보철강으로 내부 발령됐지만 부도가 발생해 근무는 못했다.지금은 한보의 적을 떠났다.

­검찰에서 야당의원만 공개된 이유는.

▲잘 모르겠다.본의가 아니다.

­권력핵심부에 대해서는 정태수씨 부자가 하고 정·관·금융계 인사에 대해서는 박승규 김종국 사장과 증인이 로비를 했다는데.

▲잘 모른다.정태수 총수가 필요에 따라 지시하면 하는 것이다.

­4월회와 고려 라이온스 클럽에서 활약했나.

▲활동했지만 그 단체가 로비를 한 것은 아니다.

­김원길 의원에게 후원금을 주었나.

▲그렇다.

­96년 10월 정씨의 지시로 정세균 의원과 국감자료와 관련해 면담한 사실있나.

▲사실이다.정의원은 대학후배이다.10월 초·중순쯤 정총회장이 정의원을 아느냐고 물어안다고 했더니 협조를 구해달라고 했다.국감무마도 포함됐다.당진제철소 건설담당상무를 겸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황을 설명하고 준공을 앞두고 협조를 당부했다.정의원은 4명이 공동으로 질의를 하므로 부탁을 해도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정의원은 1천만원이 든 선물세트를 거부했다.

­여당의원들이 누군가.

▲정씨의 지시에 따라 로비한 대상에는 여당의원도 있다.

­96년 8월 청와대를 자주 방문했나.

▲아니다.두번 갔다.

◇이양희 의원(자민련)

­96년 8월13일 사직동 한정식집에서 윤진식 비서관을 만났나.

▲그렇다.

­8월17일 새벽 기흥 골프장에 갔나.

▲내가 초대한 것이 아니다.이중재의원이 고대교우회 회장인데 참석자들이 잘 아는 사람이 아니어서 이름은 모른다.

­증인은 뭉칫돈을 먼저쓰고 로비를 한 뒤 사후에 정태수에게 보고할 만큼 로비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보 임직원들이 증언하고 있는데.

▲(침묵)

­공유수면 매립 면허 취득시에는 비용을 5백74억원으로 신고하고 95년 3월 준공시에는 2천8백97억원으로 비용을 늘려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8월16일 청와대에 가서 누구를 만났나.

▲러시아 가스관과 관련,주식취득에 따른 송금문제로 자문을 얻기위해 윤진식 비서관을 만났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증인이 95년부터 96년에 여권중진에게 수시로 금품을 주었다고 했는데.

▲모 일간지 기자가 새벽에 전화를 해왔다.지난번 나의 운전기사 운행일지를 보도한 것도 있고 제2의 폭로가 걱정되기도 했는데 그 기자가 검찰 수사에 대해 묻길래 말할수 없다고 했다.그런데 기자가 야당의원에게만 돈을 준 것이냐고 하길래 아니라고만 했다.여당중진 운운하지 않았다.

­한보의 아산만 매립과 관련해 당초 한전부지였던 14만평이 한보에 편입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89년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에 따라 아산만 90만평의 매립이 잡혀 있었다.1차로 한보가 76만5천평을 매립했고 약 14만평 정도가 남아있었다.이 부지는 한전이 2010년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당시에 이미 중화학 공단으로 기본계획이 변경돼 있었다.

­항간에 증인을 보고 「마당발」 「용팔이」라고 하는데.

▲나는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왔다.

­일부에서는 검찰의 조사를 받는 정치인들이 정태수리스트가 아니고 이용남리스트에 포함된 사람들이라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

­관공서 경조사비란 어디를 말하는가.

▲평소 알던 사무관이 차관보가 되고 차관이 되는 일이 있어 활동비 범위안에서 했다.

◇이규정 의원(민주당)

­한보문화재단 이사장은 여권의 로비를 담당하고 증인은 야권을 담당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지 않다.

­검찰의 특별요청으로 지금은 진실을 밝힐수 없다고 말한 적 있는가.

▲지금은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모든 것을 밝힐수 없다고 한 기자에게 말한 적은 있다.

◇김민석 의원(국민회의)

­한보가 사채를 조성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내가 한보 사장이었지만 한보 회사의 시스템상 자금과 회계는 전혀 모른다.

­서초구에 있는 근주건설이라고 아는가.

▲잘 모른다.당진 제철소 하도급일은 당진제철소 건설본부장이 알아서 한다.결재를 내가했지만 잘 모른다.증언을 회피하는게 아니고 시스템상 그렇다.총수가 사장들 직인을 갖고 있다.

­근주건설 일은 한보가 사채시장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약속어음을 위조,할인과정을 거쳐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을 말해준다.약속어음 이서를 보면 증인의 직인이 찍혀있다.

▲한보의 모든 직인은 정태수총수가 보관한다.

­어떤 중소기업주가 이와 관련된 얘기를 했다가 국세청·경찰로부터 압력받고,한보직원에 린치를 당했다고 한다.

▲(침묵)

◇이사철 의원(신한국당)

­4월회 회원에게 후원금을 냈나.

▲냈다.그리고 그 외에도 인연있는 사람에게도 줬다.

­회원 모두에게 줬나.

▲연락이 오면 냈다.

­95년 국감전 박태영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부재중이었다고 했는데 정씨가 만나라고 지시했나.

▲그렇다.

­왜 연락을 지시했나.

▲일부 오해있는 사안이 있으니까 문제를 풀라는 것이었다.연락이 되면 2차보고를 했다.

◇이인구 의원(자민련)

­개발이익 환수금을 탈루하기 위해 한보철강 공사비를 올린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맹형규 의원(신한국당)

­사주의 지시에 의한 로비 등 임무수행이 자주 있는가.

▲작년의 경우 2∼3차례 정도 있었다.

­임무는 어떤 것이었나.

▲주로 정치인들을 만났다.

­현찰을 주었나.

▲죄송하다.

­돈주는 대상의 결정은.

▲우리가 정하지 않고 기업주가 정하면 심부름을 한 것이다.

◇이상수 의원(국민회의)

­당진제철소 등기할 때 등록세 89억원을 안냈는데.

▲나중에 알게 됐다.

­공유수면 매립사업과정에서 상당한 탈법사실이 있는데.

▲탈법사실은 없었다.

­공유수면 면허신청 당시 한보철강외에 한보주택과 한보에너지가 함께 신청자로 참여한 이유는.

▲그룹차원에서 전력투구한다는 뜻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학원 의원(신한국당)

­한보의 로비는 대체로 1천만원이 기본단위인데 유독 증인의 로비액에는 50만원짜리가 있는데.증인이 로비자금을 착복한 적 있나.

▲없다.50만원은 개인적인 범위에서 한 것이다.

­한보가 김대중 총재 아들인 김홍일 의원에게 30억원을 준일 때문에 장재식 의원이 장기 외유에 나간 것아니냐.

▲전혀 들은바 없다.

­한보 부도직전인 지난 1월21일 4월회 모임에 참석했는데.

▲내가 4월회 회장단 일원이었기에 참석했다.잠시 들른 것이다.

◇박헌기 의원(신한국당)

­아산만 매립비 2천8백90억여원 중순 매립비는 얼마인가.

▲1천5백억원 가량이다.

­평당 매립비가 40만원씩이나 나왔는데 이는 준공시 가격을 높여 세금을 적게내고 국가 귀속분을 줄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는가.

▲그렇지 않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정계나 재계인사에게는 여러가지 부탁을 하면서도 공무원에 대해서는 일체의 로비를 하지 않았다는데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

▲당시 5·6공비자금 사건으로 공무원들이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어서 그것이 불가능했다.

­7월 오비서관과 만난뒤 8월 윤비서관과 만났다는 것은 결국 통산부에서 안된다고 하니 윤비서관에게 부탁을 해 러시아 가스전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은 아니다.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리베이트 2천억 조성 불가능한 일”/코렉스설비 도입가 포철과 차이 안나/현철씨 당진방문 소문조차 못들었다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 신문◁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한보의 철강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언제인가.

▲88년부터이다.

­코렉스 공법의 도입을 누가 최초로 주장했는가.

▲내가 회장에 건의했다.

­한보철강 부도의 직접 원인은.

▲투자비 과다라고 생각한다.

­언제 한보의 부도를 예상했나.

▲96년 3월 본사 대표이사로 취임한뒤 김종국 사장에게 「이렇게 막 투자를 해도 되는가」 「대안이 있는가」 등을 논의하며 부도를 우려했다.

­지난 1월13일 철강 전문가인 증인이 갑자기 한보엔지니어링 사업부로 발령난 것은 왜인가.

▲내가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김원길 의원(국민회의)

­자금사정이 열악한 한보가 최신시설의 제철소 건설을 추진한 것은 지나치게 현실을 무시한 것이 아니냐.

▲그렇지 않다.우리가 추진한 사업은 포철과는 약 2년간의 시간차이를 두었다.2년이라면 사업추진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을 발견,개선할 수 있는 시간이다.실제로 우리는 포철에서 개선한 것을 계속 도입해 나갔다.

­당진제철소 용광로 모델은 포철 것과 같은데 개선된 부분이 있는가.

▲하드웨어적으로 개선된게 많다.

­한보철강 대표이면서 전체 사업상황을 모르고 있는데.

▲제철 생산과정은 담당했지만 자금 관리문제는 모른다.

◇이상만 의원(자민련)

­당진 부지를 감안할 때 코렉스공법보다 고로공법이 좋았던 것 아니냐.

▲안전 문제만 감안하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코렉스 설비를 얼마나 비싸게 도입했나.일부에서는 3천만달러 이상 비싸게 도입했다는데.

▲설비 도입과정에서 비싸게 도입한 것은 없다.내용물이 다를수 있다.같은 모델이라도 얼마나 많은 설비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포철보다 비싸게 산 이유는.

▲비싸지 않다.마진을 빼면 1기당2천3백여만달러 정도로서 포철 설비값과 전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기계 도입시 한보내부 자전거래에 의해 생긴 마진을 말하는 것이냐.

▲그렇다.

­이자를 생각하지 않을 경우 당진 제철소 건설에 드는 비용은.

▲처음 투자계획 세울때는 3조6천억원으로 잡았다.

­앞으로 제철소 완공을 위해서는 얼마를 더 투자해야 된다고 보나.

▲건설본부 자료에 따르면 1조6천억원이 더 들어간다고 했다.

◇김문수 의원(신한국당)

­95년 1월 제1공장 준공식때 김현철씨가 당진을 방문했나.

▲내가 당진에서 근무한 93년 11월15일부터 96년3월10일 사이엔 방문한 적도 없고 소문도 들은적 없다.그 정도 인물이면 공장안에 들어올 경우 보고가 되기 때문에 내가 모를수 없었다.

­박태중씨의 방문 사실은.

▲알지도 못한다.

­설비도입때 과다계상으로 2천억원 리베이트를 조성했다는 설이 있는데.

▲과다계상은 있을수 없다.독일 SMS사와 계약땐 내가 당사자로 서명했다.도입 설비비가 약 1억5천만달러,1천5백억원인데 어떻게 2천억원의 리베이트가 가능한가.독일은 세제가 엄격하다.가능하지도 않다.

­증인이 모르는 가운데 정태수 총회장 등이 조성했을 가능성은.

▲계약금만큼만 신용장을 열었기 때문에 그이상 나갈수 없다.SMS사 등 외국회사 대리인들도 검찰에서 다 진술했다.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계약한 일은 없나.

▲없다.대개 가계약후 정식 계약을 한다.1%,0·5%를 깎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당진 제철소 설비를 빙자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설이 있는데.

▲그런것 없다.단 자전하면서 투자금액을 늘릴수는 있을 것이다.

­한보철강을 누가 인수해야 하나.

▲포항제철이 인수해야 한다.한보비극을 부른 장본인의 하나는 포철이기 때문이다.

◇이상수 의원(국민회의)

­한보가 부도직전 기업설명회 자료를 발표하면서 99년 철강 생산량이 9백만t에 달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

▲부산공장까지 합쳐도 7백10만t을 넘을수 없다.핫코일과 냉연을 따로 계산,생산량을 늘린 것인데 그런 계산방법은 있을수 없다.

­한보는 열연공장을 지어 이를 한보철강에 팔고 중간재는 다시 사들이는방법으로 매출액을 늘리려 한 것이 아닌가.

▲투자비가 많아 매출액을 늘리려 한 것 같다.

­향후 투자비도 1조6천억원이 드는데 기업설명회에서는 7천억원밖에 들지 않는다고 발표하고 부도직전에는 자구노력을 통해 4천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가능한 일인가.

▲부동산을 매각하려 한 것으로 시가만 맞으면 가능했을 것이다.

­한보의 황해제철소 투자 계획이 언론에 폭로됐는데.

▲투자계획이 아니라 그곳에서 원료를 사 선철을 임가공하려던 계획이었다는 말을 김종국씨로부터 들었다.투자를 한 것이 아니며 당시는 선철 구입을 위해 곳곳에서 임가공을 알아보던 중이었다.
1997-04-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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