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현철의혹 동시규명 기대/정보근씨 구속 배경과 수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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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29 00:00
입력 1997-03-29 00:00
◎이례적 부자구속… 「법대로」 처리 강조/정·관계 「로비 커넥션」 수사 전기될듯

검찰은 28일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을 횡령 등 혐의로 전격 사법처리,다시 한보사건 수사의 물꼬를 틀었다.이에 따라 꼬박 두달째 진행돼 온 한보수사도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검찰이 「부자 동시 구속」이라는 수사 관례를 깨트리면서까지 형사처벌을 결행한 것은 두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태수 총회장 구속에 이어 아들까지 사법처리,「전시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철저한 수사의지를 내보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지난 수사결과 발표 이후 코너에 몰린 검찰의 처지를 반전시킴으로써 축소수사의 오명을 벗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난마처럼 얽힌 한보와 정·관·금융계의 커넥션이 꼬박 두달동안의 수사에서도 속시원히 드러나지 않아,수사의 진전을 위해서는 정회장의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인 요구도 한몫했다.검찰 관계자는 『정태수 총회장을 상대로 한 「입 열기」수사가 한계에 도달해 새로운 수사 단서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회장이 대출경위 규명 등 한보수사와 김현철씨 비리의혹 수사의 「교집합」에 해당한다는 점에서,정회장을 죄어나가면 정·관계 로비실태 등 알맹이 있는 단서를 상당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차 수사를 통해 한보의 정계 로비가 정회장의 동국대·고려대 인맥을 통해 주로 이뤄진 사실이 밝혀지는 등 정회장이 한보의 로비에서 큰 역할을 해 온 사실은 이미 드러났었다.또 홍인길 전 총무수석의 주선으로 은행대출을 받기 위해 청와대 수석실을 몇차례 드나든 사실도 확인돼 한이헌·이석채 전 경제수석 등의 한보비리 개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정회장이 고려대 출신의 2세 경영인 100여명으로 구성된 「경영연구회」에 가입,폭넓은 교분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현철씨의 비리 의혹 수사도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정회장을 상대로 어느정도의 「전리품」을 챙길수있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검찰의 수사력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통상 대형사건 수사에서는 정치·경제적인 고려를 하지 않을수 없었지만 검찰이 궁지에 몰린 마당에 그같은 사정을 감안하지 않을 것』이라며 혐의사실이 드러나는 인사에 대해서는 「법대로의」 처리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박은호 기자>
1997-03-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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