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불안 진정시켜야(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7-03-21 00:00
입력 1997-03-21 00:00
삼미그룹의 부도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한보철강의 부도로 자금시장이 잔뜩 위축된 가운데 재계순위 26위인 삼미까지 부도가 나자 금융계에 연쇄부도의 공포감이 휩쓸고 있다.심지어 오는 4∼5월 금융대란설까지 떠돈다.

정부가 삼미의 부도를 계기로 경쟁력이 없거나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은 시장원리에 따라 도태돼야 한다고 밝힌 것은 지극히 옳다.지금은 경제의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이고,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걸맞는 선진화를 위해서는 과거처럼 정부가 일일이 개입해 인위적인 회생대책을 동원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자금시장에 감도는 위기감은 진정시켜야 한다.회사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이 계속 오르며 달러화에 대한 환율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한보 때문에 뜨거운 맛을 본 금융기관들은 신용이 약한 기업에 대한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이런 가운데 이름까지 거명되며 5∼6개의 기업이 더 부도가 난다는 흉흉한 소문이 증시와금융가에 난무한다.

근거 없이 증폭된 불안감은 정부와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다독거려야 한다.멀쩡한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흐름의 어려움으로 무너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금융기관은 신용도와 장래성 등 기업의 내용을 정확히 심사해서 회생의 가능성이 있으면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이것이 금융기관과 대금업의 다른 점이다.한보사태로 정부가 통화를 넉넉하게 풀었음에도 시중에 돈이 마른 것은 금융기관의 이런 복지부동 탓임을 반성해야 한다.

부도는 기업인의 최대악덕이다.미래를 내다보는 합리적인 경영이 아니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삼미가 보여준다.기업인은 차입에 의한 경영과 무분별한 해외투자가 초래한 삼미의 비극을 따가운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
1997-03-2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