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 직간접 알선 대출금 9천억/한보사건 첫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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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18 00:00
입력 1997-03-18 00:00
◎“한이헌·이석채씨도 대출요청” 진술/정태수씨 “권노갑씨에 의원무마 청탁”

한이헌(신한국당 국회의원·부산 북·강서을)·이석채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보 특혜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국정감사에서 한보철강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국민회의 의원들을 무마하기 위해 같은 당 의원 권노갑 피고인(전국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7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 합의30부(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한보 특혜 비리 사건 첫 공판에서 신한국당 의원 홍인길(부산 서)·정재철 피고인(전국구)과 한보그룹 총회장 정태수 피고인은 검찰의 직접 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피고인은 『지난 90년 김모 변호사의 소개로 정총회장을 만난 뒤 94년 12월 정총회장의 부탁을 받고 평소 친분이 있는 장명선 당시 외환은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2천2백70억원을 대출해주도록 주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된 정총회장의 청탁을 받고 95년 6월 당시 한이헌 경제수석을 통해 산업은행 김시형 총재에게,95년 11월말에는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의 부탁에 따라 다시 한수석을 통해 이철수 제일은행장에게 대출을 부탁했다.

이에 따라 95년 8월 산업은행에서 2천7백억원,95년 12월 제일은행에서 2천억원이 대출됐다.

홍피고인은 또 지난해 11월말∼12월초와 12월말 두차례에 걸쳐 당시 이석채 경제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우찬목 조흥은행장 등에게 대출을 해주도록 청탁해 지난해 12월3일 조흥은행에서 1천억원,지난 1월8일 제일은행 등 4개 채권은행단에서 1천2백억원을 대출하도록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홍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알선한 대출금은 9천1백70억원이며,청탁이 이루어질때마다 5차례에 걸쳐 2억원씩이 든 사과상자를 받아 모두 10억원을 챙겼다.

정태수 피고인은 『9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국민회의 재경위 소속 박태영 의원이 한보철강에 대한 제일은행의 대출 관련 질의 자료를 요청,이를 무마하기 위해 권노갑 의원에게 전해달라며 정재철 의원에게 1억원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96년 10월 국감에서도 국민회의 재경위 소속 의원 「4인방」이 공동으로 한보 관련 자료를 요청,정의원에게 「4인방」의 이름을 불러주고 1억원을 주면서 권의원을 통해 무마하도록 부탁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4인방」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정재철 피고인도 『95년에 정총회장에게 받은 돈은 내가 썼으나 96년에 받은 1억원은 권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관련 은행장들도 한·이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대출청탁을 받은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금품수수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한 대출 청탁 사실만으로 사법처리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전 수석은 홍의원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 전 수석은 부인했다.<강동형·김상연 기자>
1997-03-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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