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합/김광원(전문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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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08 00:00
입력 1997-03-08 00:00
◎생명과학 발전에 전기… 예기치 않은일 빈발/고등동물이 더 복잡… 인간도 어느정도 가능

유전자 조합술이 생명과학 진보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전자는 개개의 특성을 결정하는 단위다.예를 들어 눈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피부색을 결정하는 유전자 또는 코의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 등이 따로 있다.따라서 생물체의 어떠한 형질을 변경시키는 것은 그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유전자를 이루는 DNA구조는 매우 간단하다.탄소가 5개가 있는 오탄당,인산 그리고 핵산을 결합시켜 만든 단순한 화학적 화합물에 불과하다.인간 세포 하나하나에는 20억개 이상의 DNA가 연결되어 있다.인간 염색체 한쌍의 수가 23개라면 한 개의 염색체마다 약 1억개의 DNA가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개별적인 DNA합성은 손쉽게 할 수 있고,상당수의 DNA를 연결시키는 다중DNA를 합성할 수도 있다.

DNA를 발견하고,유전자 재조합이 시작된 초기에는 형질변경의 과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유전자 구조에 대한지식이 많아지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DNA가 연결된 기본적인 구조위에 유전자기능을 발현하는 수많은 제동장치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이러한 제동장치는 자신의 유전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다른 유전자들의 기능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도 알려졌다.

이러한 유전자의 기능은 고등 동물일수록 더욱 복잡하다.가장 고등한 생물체인 인간에서 각 유전자들의 기능을 변경 또는 조성하는 일은 어느 정도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한 일이다.또한 유전자 기능의 조정 또는 변경하는 과정에서 파생하는 예기치 않은 일들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전자 조합술이 생명과학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지만,신중하면서도 겸허한 마음이 있어야겠다.<삼성의료원 내분비 대사내과 과장>
1997-03-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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