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이후 중국의 진로/이민형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전문가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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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22 00:00
입력 1997-02-22 00:00
모택동의 사망이 문화대혁명의 종식과 더불어 개혁개방이라는 대격변을 가져다 주었듯 등소평의 사망 역시 중국에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예고할 것인가? 세계의 이목이 온통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등소평의 사망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수년전부터 그가 언제 사망할 것인가는 세계 최대 관심사중의 하나였으며 그의 사후 중국 진로에 관한 연구보고서도 국내를 포함하여 세계 도처에서 이미 상당수 작성·발표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망에 여전히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세계,특히 서방국가들의 중국 경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사실 지난 20여년간 중국이 달성하였던 연평균 10%라는 경제발전 속도는 세계를 놀라게 하였으며 중국의 이러한 폭발적 잠재력에 서방 국가들은 이미 충분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회주의 모순극복 과제
지금까지 발표된 등 사후 시나리오들은 대체로 두가지의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상당수는 중국 경제가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21세기 중반에는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비록 소수지만 또 다른 시나리오는 중국이 소련과 동구처럼 결국 사회주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채 그의 사망을 계기로 핵분열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중국 현대사에서 등소평이 남긴 업적에 대해서는 더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등소평시대에 추진되었던 개혁개방은 그 성과가 화려한 만큼 그 이면의 골도 깊게 나타나고 있다.대부문의 모순과 갈등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등소평 유산의 최대 걸작품이라고 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경제는 시장경제를 지향하되 정치는 공산닥 일당독재를 고수한다는 원칙은 의사 결정의 분권화를 전제로 하는 시장경제의 발전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또한 순차적,선별적으로 진행되었던 개혁개방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알력은 물론 지역간 경제격차를 갈수록 확대시켜 급기야는 지역 이기주의와 연계된 상해방,북경방,광동방,산동방 등과 같은 패거리 정치를 형성시켰다.사회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이원적 경제구조는 개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민과 국유기업 종사자,공무원,군인들의 생활여건을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다.인치제도하에서 불명확한 권력의 한계는 당·정·관료들을 부패로 유혹하고 있으며 이데올로기를 상실한 엘리트들의 배김주의 사상 팽배는 부정부패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지역적,자연적 조건이 개혁개방에 불리하였던 소수 민족들의 상대적 빈곤과 소외는 종교적 요인과 맞물려 서장,내몽고,신강 지역에서의 분리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그리고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모순과 갈등들이 문화대혁명때 절대 빈곤이 모택동의 카리스마에 의해 은폐되었듯 등소평 생전에 제대로 현실 정치에 반영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강 주석 해법에 세계관심
강택민이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모순과 갈등들은 화국봉이 물려받은 것들과 비교하여 결코 가볍지 않다.이제 등소평 시대에 축적되었던 모순을 타파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중국과 강택민은 또 한번 선택을 하여야 한다.과거 화국봉처럼모택동 사상 일변도의 유훈 통치를 고집하다가 절대 빈곤 타파라는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권좌에서 물러나고 말것인가 아니면 이등휘나 등소평처럼 중국의 현실적 바탕위에서 새로운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여 제2의 도약을 맞이할 것인가.마침 강택민과 중국은 운이 좋게도 고성장,저물가라는 안정된 경제 환경하에서 등소평 사망을 맞이함으로써 상당한 여유를 확보하였다.시장경제에 걸맞게 정치체제를 개혁하여 권력 창출의 메카니즘을 확립하여야 함은 물론 지역간,계층간 내부 갈등을 해소할 대안을 새롭게 제시해야만 하는 선택의 순간이 왔다.강택민은 제2이 화국봉이 될 것인가? 제2의 이등휘가 될 것인가? 세계는 기대반 우려반의 모순된 심리를 갖고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1997-02-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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