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인테러·납치 가능성 크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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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18 00:00
입력 1997-02-18 00:00
황장엽 비서 귀순과 관련한 보복테러임이 분명한 이한영씨 피격사건은 북한이 무슨 짓거리든 주저없이 저지를 수 있는 테러집단이라는 경각심을 되새기게 해주고 있다.

북은 황비서의 귀순을 「납치」라고 생떼를 쓰며 보복을 되뇌이고 있다.그것도 대남방송과 휴전선의 확성기를 통한 협박일 뿐 대내적으로는 망명사실을 비밀에 붙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김정일의 고민을 읽게 된다.웬만한 당료의 망명이라면 그대로 덮어둔 채 넘어갈 수도 있다.하지만 국제적으로 이미 큰 뉴스가 돼버린 데다 주체사상창시자,당서열 20위권인 황비서가 「사라진」 사실을 언제까지든 비밀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의 망명이 일반에 알려질 경우 주민의 이념적 동요는 엄청날 것이며 지도부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황비서 망명이 널리 전파되기 전 어떤 수를 써서든 납치로 조작발표를 해야 할 형편인 것이다.

과거의 예를 보아 북은 한국요인이나 저명인사를 납치,자진입북으로 꾸며 그의 입을 통해 남한이 황비서를 납치했다고 허위진술케 하는 수법을 시도할공산이 크다.황비서 망명사건을 주민의 대남 증오심고취와 단결용으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이한영씨 피습에서도 범인들이 총격전 5분여동안 동반입북이나 납치를 시도한 흔적이 보인다.자신과 황비서 모두 납치당한 것이라고 증언하면 김정일을 모독한 전과를 용서해줄 것이라며 입북을 꼬득이다 저항하자 테러를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은 황비서 「납치」 강변용으로,또 손상당한 체면에 대한 보복용으로 결사침투조를 보내 사회혼란과 국력소모를 초래할 요인납치나 테러·시설물폭파 등을 자행할 가능성이 크다.범인체포와 곳곳에 침투한 고첩의 일망타진이 급선무다.기습테러에 당황하지 않도록 몇번이고 사전대비책을 점검하라.군·경·대공기관의 원활한 협조,치밀한 통합작전이 요청되는 시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1997-02-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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