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씨 피격 남파간첩 소행”/합동수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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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17 00:00
입력 1997-02-17 00:00
◎고도 훈련받은 3인조… 군경 검문강화/이씨 뇌사상태… 총탄 제거 못해

김정일의 전 동거녀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씨(37) 권총 피격사건의 범인들은 북한 사회문화부소속 남파 공작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안기부·정보사·기무사·경찰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중앙합동수사본부는 16일 『이씨 살해 임무를 띠고 침투한 북한 간첩 2명이 이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합동수사본부는 그러나 현지 사정에 어두운 남파 공작원 2명만으로 이씨의 행방을 추적해 테러를 저지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고정간첩이 가담한 3명 이상의 연합공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피격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 주민 장희철씨(44)도 『15일 하오 차를 주차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을 맴돌고 있는데 용의자들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남자 2명이 승용차에서 내리고 1명은 차에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어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당국이 황비서 등 탈북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씨를 첫번째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수사본부는 간첩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근거로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를 분석한 결과 범인들이 소음기를 부착한 벨기에제 브라우닝 22구경 권총을 사용한 점을 들었다.이 권총은 83년 버마 아웅산사건,84년 대구 신암동의 여인 2명 살해사건,95년 부여간첩사건,지난해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북한 공작원들이 지녔던 것이다.

합동수사본부는 ▲고도의 살인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범인들이 30∼40대 중년인 점 ▲이씨가 피습 직후 손가락 2개를 펴보이며 『간첩,간첩』이라고 외친 점 등도 근거로 제시했다.

군·경은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공항·항만·주변 도로 등 주요 지점의 도주로를 차단하고 검문검색을 펴고 있다.

특히 주요 귀순자들의 추가 피격 가능성에 대비,24시간 밀착보호토록 조치했다.

경찰은 특히 사건 발생 전 이씨가 임시로 거주하던 서현동 현대아파트 418동 1402호 김장현씨(46) 집에 전화를 걸어 이씨의 행방을 물은 남자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문제 전화의 발신지를 추적 중이다.

분당 차병원에 입원중인 이씨는 뇌사 직전 상태로 소생가능성이 희박하다.병원측은 뇌속 5㎝ 깊이에 박힌 총탄을 즉사 위험이 커 그대로 둔 상태다.<특별취재반>
1997-02-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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