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못준 현대자(사설)
수정 1997-01-29 00:00
입력 1997-01-29 00:00
20년전 오일쇼크 때문에 겪은 일 말고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한국의 대표적 우량기업으로 꼽히던 「현대자동차」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불길하다.「현대」는 이미 단순한 민간기업이 아니다.「현대」가 휘청거리면 사회가 현기증을 앓을 수밖에 없다.우선은 자동차에만 닥친 일시적인 자금사정이므로 지레 비관할 일은 아닐지 모른다.그렇기를 바란다.
급여가 제때에 안 나오는 불안함과 막막함을 경험해본 기성세대는 그런 어려움이 닥쳐오리라는 상상도 하기 싫다.희망이나 미래의 설계 따위는 사치일 뿐인 악몽의 기억이기 때문이다.이어서 다가올 더 나쁜 상황에 대한 불안은 또 얼마나 절망스러운가.그래도 가난이 체질이던 세대는 참을성이라도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그런 징조가 시작되는 일이 우울하다.그것도 노조의 파업이 부른 여파라는 사실이 더욱 고약하다.우리의 어리석음이 부른 결과이기 때문이다.노동세력의 과격행동은 이런 수렁을 만든다는 선례를 다른 나라에서 많이 보았다.우리의 경우 일부 정치세력화한 노동세력의 극한행동은 대다수 근로자의 처지를 생각지 않는다.그들 자신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면 그것으로 그들의 앞날은 열릴 수 있다.그러나 순수한 노동자에게 남는 것은 「생업」을 잃는 일뿐이다.
이 설날대목에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직장인의 처지도 딱하지만 그것이 선행해서 보여주는 앞날이 암담하다.그래도 여전히 「파업」의 무기를 휘두르는 세력이 야속하다.회생이 불능해진 사회로 전락한 뒤에나 극한행동을 멈출지도 모른다.그 무책임의 희생도 근로자의 몫이다.다 함께 생각해볼 일이다.
1997-01-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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