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외교부장 “붕괴 위기” 시인 계기로 본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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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30 00:00
입력 1996-12-30 00:00
◎북 경제 7년째 “뒷걸음”… 파탄직전/에너지·자재난… 공장가동 30% 밑돌아/획기적 개방·국제지원 없인 회생불능

『지난해 발생한 홍수와 동유럽국가들의 몰락으로 인해 대외무역상대국이 사라지면서 북한경제는 붕괴위기에 놓여있다』

북한의 김영남외교부장은 지난 11일 독일TV와 가진 회견에서 북한경제의 실상에 대해 이렇게 실토한 바 있다.웬만해서는 시인하지 않고 사정이 어려워도 잘 돼간다고 호언해온 것이 그간의 북한 당국자들의 언행임을 감안할 때 북한 경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 90년 이후 계속해서 성장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북한 경제는 이제 파탄직전에 이르렀다는 것이 북한경제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완전히 거덜났다』,『자력갱생 운운하지만 자력으로는 이젠 회복불능이다』,『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의 한계상황에 놓여있다』 표현만 다를뿐 북한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는 데 모두들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아직 추정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북한경제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리라는 게 관계당국이나 북한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이다.한국 경제가 비교적 높은 성장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7년간 내리 경제성장이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경제는 90년대 이후 95년까지 6년 연속 성장이 뒷걸음질쳤다.지난 89년까지만 해도 2∼3% 수준의 저율이지만 그런대로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90년부터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올해도 그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북한경제를 연구하는 전홍택박사는 제조업 부문에서도 지난해 보다 나아진 것이 없을 뿐아니라 농업부문에서도 수해가 겹쳐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다만 마이너스 성장폭이 95년의 4.5%보다는 다소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다.김석우 통일원차관도 최근에 열린 한·캐나다포럼에서 『북한의 지난해 석탄생산량은 2천3백70만t으로 수요량의 절반에 못미쳤고 원유도입량도 1백10만t에 그쳐 공장가동률이 30%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경제가 이같이 파탄직전에 이른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이유는 에너지난과 자재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큰 수해가 겹쳤기 때문이다.

둘째 시회주의계획경제의 결함이 누적된 가운데 무력증강을 위해 군수분야에 집중투자함으로써 경제전반에 걸쳐 심각한 비효율성이 초래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보면 3차7개년계획의 실패 이후 지난 94년부터 3년간의 「완충기」를 두고 주력해오고 있는 무역·경공업·농업 제1주의도 모두 실패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북한의 대내외 여건으로 보아 획기적인 개방·개혁과 외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없는 한 북한경제는 계속해서 최악의 상태로 치달을 것으로 보이며 식량난까지 겹쳐 북한체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근걸 연구위원>
1996-12-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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