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넘는 교체폭에 “술렁”/12·20 개각­부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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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21 00:00
입력 1996-12-21 00:00
◎강 전 농림 “대농선물 농민들에 감사”/황 청장 발탁… 경찰 세대교체 불가피

「12·20 개각」이 있은 20일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각부처는 예상보다 개편의 폭이 넓어진 이유에 관심을 기울이며 새장관의 성향과 업무스타일 등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취임 1년을 넘긴 이수성 총리가 유임된데다 임명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용진 행정조정실장이 과학기술처장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반기는 분위기.

관계자들은 김행조실장이 노사관계개혁추진위원회 실무위원장으로서 부처간 의견을 원만하게 조정,노동관계법안을 마련한 공로가 인정받은 것 같다고 분석.

한편 비서관과 조정관 등 1급자리가 다수 포진한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날 개각으로 행조실장과 통상산업부차관 자리가 공석이 된데 따라 곧 있을 차관급 후속인사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농림부장관에 기용된 정시채 신임장관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국제적으로 장차 식량이 무기화될 것에 대비해 쌀과 보리 등 주곡의 적정자급률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포부를 피력.

정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과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등을 계기로 농산물수입개방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러나 수입개방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농업의 경쟁력향상을 통해 수입개방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정장관은 21일 상오 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

작년 12월21일 취임해 만 1년만에 퇴임하는 강운태 장관은 『재임기간중 사상 유례없는 대풍을 이룩한 농민에게 감사드린다』며 『만약 대풍을 거두지 못했다면 쌀 추가수입이 불가피해졌을 것』이라고 회고.농림부 관계자들은 강장관이 농정을 잘 이끌어 왔으며 특히 대풍을 이룬 업적이 있어 그의 경질에 대해 전혀 의외라는 반응들.

○…통산부는 안광차관이 장관으로 승진하자 전혀 뜻밖이라면서도 내부 발탁인사라는 점에서 최선의 인선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

경주에서 열린 동북아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개각소식을 들은 안장관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무겁다』면서 『산업계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취임소감을 대신.『이틀전에 장관임명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안장관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생산요소비용을 대폭 낮추는 등 수출업계의 사기진작과 수출경쟁력 향상에 최우선을 두는 한편 생산요소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혀 지난 이틀간 통상정책방향에 대해 고민한 듯.

한편 통산부 직원들은 『정책의 일관성과 업무의 계속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실무경력을 고루갖춘 안차관의 장관승진은 외부인사 인선보다 적절한 것 같다』고 이번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

○…환경부 직원들은 신임 장관에 강현욱 의원(신한국)이 임명되자 『행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유능한 장관을 모시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

이미 정종택 전 장관의 퇴진을 예상했던 환경부는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고 옛 동자부차관과 농림수산부장관까지 역임한 강장관의 역할이 환경정책의 입안과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

특히 신한국당에서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면서 현안으로 떠오른 「팔당·대청호의 수질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현역 의원인 강신임장관의 원만한 당·정 조정 역할을 기대.

○…전날까지 유상식 경찰청차장이 유력시되던 신임 경찰청장에 황용하 서울경찰청장이 임명되자 경찰내에서는 『순리보다는 합리를 선택한 결정』이라며 반기는 모습.

행시 14회 출신인 황서울청장이 경찰총수에 오름으로써 행시 10회인 이수일 경찰대학장과 유 경찰청차장,최남진 중앙경찰학교장 등 선배 고급간부 상당수가 퇴진할 전망이어서 경찰의 세대교체와 함께 대규모 후속인사가 불가피한 실정.<서동철 기자>
1996-1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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