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한국축구(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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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18 00:00
입력 1996-12-18 00:00
전반을 21로 앞섰다가 후반에 내리 다섯골을 내주고 참패한 수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김주성·황선홍·서정원·고정운 등 내로라하는 한국축구의 간판스타들이었고 이들을 이끈 사령탑은 지난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강의 신화」를 일궈낸 박종환 감독이었다.그래서 대부분의 축구팬은 정상탈환을 의심하지 않았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 팀은 「늙고 병든 호랑이」임이 드러났다.전반에는 기세등등하게 덤벼들다가 후반에 들어서면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 그것을 입증했다.
우리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경기결과가 아니다.그보다는 한국팀 특유의 투지넘치는 조직플레이가 실종된채 우왕좌왕하는 불성실한 자세로 일관했다는데 있다.박종환 감독은 이란과의 경기가 끝난뒤 『후반 체력열세가 참패의 원인이다.국내리그가 끝난직후 팀을 구성했기 때문에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훈련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변명했다지만 그것은 말이 안된다.그같은 사정은 다른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는 한국축구가 올림픽본선 4회 출전.월드컵본선 3회연속 출전이라는 화려한 포장에 싸여 자만하고 방심하고 있는동안 세기위주의 남미식축구와 힘위주의 유럽식축구를 적절하게 접목시킨 중동세가 어느 새 저만큼 앞서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무대였다.동북아시아와 함께 아시아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중동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중국·일본을 압도하며 한수위의 투지와 기량을 과시했다.
한국축구계의 지도자들은 이 현실을 직시하고 각성해야 한다.지금의 기량과 정신자세로는 내년으로 다가온 98프랑스월드컵예선전에서 탈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한국축구의 병폐는 응급처치로 치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목숨을 건 대수술이 있어야 한다.<황석현 논설위원>
1996-12-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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