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돕기(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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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02 00:00
입력 1996-12-02 00:00
눈깜짝할 사이에 열한달이 지나버렸다.「섣달」은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지난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데 쓰기 위한 달이다.

1996년처럼 엄청나고 혹독하고 기상천외한 일이 많았던 해도 드물다.그런데 보내는 해도 힘들었지만 다가오는 해는 더더욱 다난하리라고 예상된다.그러나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모두가 우리 역량으로 풀지못할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다만 한가지만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심성이 회복불능으로 황폐해진 점이 그것이다.주차싸움이 살인으로 번지고 공권력을 개인의 이득에 동원하기 위한 무고가 날로 기승을 부리며 전화 협박꾼들이 예사로워졌다.무절제한 과소비는 부끄러움도 아니고 인기를 누리는 청소년의 우상들이 무면허 음주운전을 다반사로 삼는 양식부재의 사회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진정 걱정스런 일이다.선진사회란 공동체의 운명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함께사는 사회에 대한 의무를 자율적으로 분담하는 시민의식으로만 도달하는 사회다.우리의 정신적 황폐는 그것을 어둡게하는 징조다.

12월이면 우리는 불우이웃돕기를 한다.올해도 서울신문을 비롯,언론사들이 일제히 참여하여 국민의 온정을 모은다.새해 한햇동안의 재난에 대비할 의연금,그리고 선진국으로의 고속질주에 가리워 소외되어온 그늘속의 외롭고 고달픈 이웃에게 보낼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온정은 우리민족이 본디부터 지녀온 정신적 자원이다.굶는 이웃을 못본척하는 것을 「하늘 무서운 일」로 여겨온 따뜻한 심성을 지녀온 사람들이다.각박한 생활에 쫓겨 지금은 비록 황폐해졌지만 인정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유전자처럼 내재해있는 민족이다.그것으로 우리의 「황폐해진 오늘」도치유할 수 있다.그러므로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우리자신을 위한 일이다.

망년회니 신년회니하며 들떠서 허비하는 세모가 되지않게 하는 현명함도 그런 마음으로 예방할 수 있다.그렇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새해도 대비하자.<송정숙 본사고문>
1996-12-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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