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관계법 관련 노동계 강력 반발 배경
기자
수정 1996-11-20 00:00
입력 1996-11-20 00:00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19일 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방침과 관련,극단적인 정치투쟁 방침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여권내 노동계 동조세력과 야권을 겨냥한 압박수단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노동관계법 개정으로 상급단체의 복수노조가 허용된 뒤 예상되는 노동계의 패권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두 단체가 강경투쟁 일변도로 치닫게 하는 요인으로 이해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정치투쟁의 수단으로 노동계 입장을 지지하는 정당(야당)과 대선 때까지 연대투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든지,노동계의 방안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공표한 것 등이 노동계의 투쟁방향을 가늠케 해준다.말하자면 「표」에 민감한 대권후보들을 최대한 압박하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전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쟁의행위 돌입시점을국회 상임위의 심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10일경으로 정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럼에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말로는 노동관계법 개정이 근로자의 생존권이 걸린 노동계의 최대 위기라고 규정,비슷한 투쟁일정을 밝히면서도 연대투쟁 부분에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상호견제의 심리가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내년부터 상급단체의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간에는 「영토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속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양 단체가 대정부 압박용으로 동원하려는 총파업 투쟁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노동계의 총파업 투쟁방침에 단위 사업장 근로자의 호응도가 어떻든,정부는 불법쟁의 행위에 대해서는 단위사업장의 노조 대표는 물론 불법행위를 부추긴 상급단체의 대표자도 법에 따라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노동계와 공권력 간의 정면충돌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특히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그렇지 않아도 위기국면에 들어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속수무책의 상황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우득정 기자>
1996-11-20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