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이라는 이름의 「죄악」/주명두 변호사·목사(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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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1-02 00:00
입력 1996-11-02 00:00
관행에 따라 돈을 주었다고 하면 뇌물로 주었다고 하는 것보다 그 비난의 정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그래서 뇌물이 아니라 관행이라고 말하는 것이다.뇌물이었다고 말하면 부끄럽고 그곳에 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관행이라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 일 나도 했을 뿐이라는 태도를 갖게 되고 그것을 별로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죄라고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부정한 돈을 건네는 경우가 재벌뿐이겠는가.우리 주변에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죄의식 없이 주고 받는 정당하지 못한 금전거래가 얼마나 많은가.이런 관행들이 우리 사회에 일반화할때 우리사회는 정직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로비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잘사는 사회가 될 것이다.로비를 잘하는 사람이 잘살고 성공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2만달러,5만달러가 된다한들 누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 칭해 주겠는가.관행이라는 탈을 쓰고 행해지는 죄악에 대하여 경계하자.관행으로 행해지는 행위 뒤에 숨겨져 있는 죄악을 볼 수 있는 눈을 기르자.관행으로 행해지는 것을 불법이라고 여겼을때 그 관행을 깨뜨려 버릴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1996-1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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